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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여직원 성추행 선학원 법진 스님 재판 회부

  • 교계
  • 입력 2017.05.11 12:43
  • 수정 2017.05.15 15:14
  • 댓글 13

북부지검, ‘업무상 위력 등 성폭력특례법 위반’ 정식기소

서울 북부지검, 4월28일 ‘불구속 구공판’ 처분
‘업무상 위력 등 성폭력특례법 위반’ 정식기소
“이사장이 성추행으로 재판, 초유의 사태”파장

검찰이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을 기소했다. 이는 검찰이 법진 스님의 성추행 혐의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법원이 공판 기일을 확정하는 대로 형사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다. 이사장이 성추행으로 법정에 서는 것은 선학원 역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점에서 이에 따른 파장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은 4월28일 법진 스님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불구속 구공판 처분을 내렸다. 불구속 구공판은 피고를 공개재판에 회부하는 정식기소로, 대체로 벌금형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약식기소보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경우 진행되는 절차다. 이에 따라 법진 스님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북부지검 관계자는 “기소가 확정됐다는 것은 곧 범죄 혐의가 인정됐다는 뜻으로, 법원에서 공개재판 기일을 잡아 통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절차가 진행된다”며 “피고인 출석이 원칙이지만 출석하지 못하는 사유가 있을 경우 법원에서 연기 등 후속 절차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학원의미래를생각하는분원장모임은 5월8일 '성추행 피소 법진 이사장의 일체 공직 사퇴 촉구와 선학원 창립정신 회복을 염원하는 제18차 월요집회'를 진행했다.

법진 스님의 기소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선학원 이사회 진상조사위원회의 직무유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진 스님이 선학원 이사장 자격을 유지한 채 재판에 회부되는 초유의 사태가 진행될 동안 이사회 진상조사위원회는 내부 해결 의지조차 없이 이를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올 초 선학원 이사회는 ‘법진 스님 성추행 피소 사건’과 관련, 자체적인 진상조사 후 법진 스님의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법보신문 확인 결과 진상조사위원회는 피해자 혹은 피해자 측 변호사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또 선학원의미래를생각하는모임(이하 선미모)과 성평등불교연대 등이 진상조사위원회 활동경과를 수차례 질의하고 면담을 요청했음에도 묵묵부답으로 대응해 왔다.
 
이에 대해 선미모 총무 심원 스님은 “선학원 이사장이 성추행으로 재판까지 받는 등 청정승가 선학원의 명예가 바닥으로 추락했다”며 “선학원 이사회와 진상조사위원회, 범행단은 이제 더 이상 선학원의 명예가 실추되는 사태를 방관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법진 스님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이후, 이를 보도한 법보신문 기자와 진상규명을 촉구한 불교여성단체 활동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데 이어, 피해자인 여직원 A씨까지 고소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가해자의 고소는 상당부분 피해자를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작용하는 데다,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악화시켜 지속적인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법진 스님의 잇따른 고소 행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법진 스님은 지난해 12월 피해자 A씨를 절도와 명예훼손, 모욕, 개인정보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최근 절도와 모욕, 개인정보보호 위반의 건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명예훼손의 경우 기소 의견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법진 스님에게 고소당한 여성단체 활동가는 지난 4월 ‘무혐의’로 불기소 결정을 받았으며, 법보신문 기자는 현재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와 관련 피해자 A씨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가해자에게 고소를 당한 후 억울하고 서럽고 분한 마음에 대단히 힘들었다”며 “이런 와중에 기소 확정 소식을 들으니 아직 법과 양심이 살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느리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이 두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금강경 사경을 하고 쉼터에서 지속적인 치료를 받으면서 견뎌내고 있다”며 “성평등불교연대 등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신데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진 스님의 범계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는 5개월 째 지속되고 있다. 선미모가 매주 월요일 선학원 재단 사무실이 위치한 종로구 운현궁 SK허브 앞에서 ‘성추행 피소 법진 이사장의 일체 공직 사퇴 촉구와 선학원 창립정신 회복을 염원하는 월요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또 법진 스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출범한 성평등불교연대도 매주 수요일 집회를 통해 법진 스님의 자진사퇴와 범계행위 근절을 촉구하고 있다.
 
송지희 기자jh35@beopbo.com
 
[1391호 / 2017년 5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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