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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의 지극한 경지·이론 체계 확립[br]염불행자·불교입문자에 최적 길잡이

  • 불서
  • 입력 2017.05.15 16:11
  • 수정 2017.05.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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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 야나기 무네요시 지음·김호성 역 / 모과나무

▲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무량수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라는 뜻을 담은 이 여섯 자 명호는 염불행자들에게 있어 지고지순한 진리요, 타파해야 할 공안과도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이 선종을 표방하고 간화선이 최상의 수행법처럼 회자되는 상황에서 염불은 타력이라는 이유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급의 수행처럼 여겨져 그 법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왔다. 때문에 염불에 대한 이론적 체계를 세우기 어려웠고, 타당성과 적합성을 널리 알리기도 쉽지 않았다.

지난 1950년대 정토사상이 국민들 가슴 저 밑까지 녹아 있던 일본불교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을 곳곳에서 ‘나무아미타불’ 여섯 글자가 새겨진 비석을 흔히 만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세상이 변화하면서 지식에 치우친 가르침이 주를 이뤘고 육자의 불가사의에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 날로 줄었다. 오늘날 한국불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바로 이 시기에 ‘나무아미타불’에 관심을 둔 이가 야나기 무네요시였다. 유홍준이 ‘석굴암의 신비에 도전하여 그 신비의 한 겹이라도 벗겨서 우리에게 보여준’ 여덟 명 중 한 명으로 손꼽기도 한 그는 일본 동양대 종교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일본민예협회를 설립한데 이어 일본민예관을 개관하면서 염불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리고 불가사의한 염불의 힘에 천착하면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여섯 자 명호가 어떤 힘을 보여주는지 알고 싶었고 그 의미를 생생히 되살리고자 노력했다. 

그는 “‘무엇을 위해 염불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좌선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주 던져지는 물음이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행하는 염불에 어떤 값어치가 있을까. 도겐 선사가 ‘좌선이 좌선을 좌선한다’고 했듯, 염불 또한 공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염불 그 자체의 염불이니 이보다 더 뛰어난 공덕은 없다. 잇펜 스님은 ‘염불이 염불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결국 염불의 지극한 경지라는 것을 알 수 있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일을 진실하게 하는 것이 모두 염불과 다름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염불의 의미를 강조하며 1955년 이 책 ‘나무아미타불’을 펴냈다.

▲ 야나기 무네요시.

“어느 정도 지식과 교양있는 젊은이들에게 육자의 의미를 알리려 붓을 들었다”고 밝힌 저자는 자력문과 타력문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각각의 입장에서 서로 우위를 주장했지만, 그것은 상하의 차별이 아니라 좌우의 차별이며 게다가 끝까지 올라가면 산 정상에서 서로 만난다. 어느 쪽의 길이라도 그것을 철저히 함으로써 오히려 하나로 묶인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싶다. 그 길을 끝까지 가는 것만이 자타의 대립을 없애준다”고 자력과 타력의 우월성 논란을 가름했다.

저자는 이에 따라 책에서 염불의 불교, 삼부경, 사문법장, 아미타불, 제18원, 염불, 타력, 범부, 육자, 서방, 일념 다념, 회향 불회향, 내영 불래영, 왕생, 행과 믿음, 자력과 타력 등 그동안 정토교학에서 문제가 되어왔거나 문제가 되어야 할 주요 토론 주제들을 망라해서 다뤘다. 이 책 ‘나무아미타불’이 염불수행자들의 필독 지침서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무아미타불’을 만난 후 꼬박 9년에 걸쳐 번역을 해온 김호성 동국대 교수는 “‘나무아미타불’ 이 한 권 책 이외의 다른 책은 다 버릴 수 있다. 나무아미타불 명호만 남아 있으면 다시 팔만대장경을 낳을 수 있고 천칠백 공안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수승함을 강조했다. 염불의 지극한 경지와 이론적 체계를 확립한 ‘나무아미타불’은 염불행자는 물론, 수행법으로 고뇌하는 모든 불교입문자들에게 더없이 훌륭한 불교길라잡이다. 1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91호 / 2017년 5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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