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7.7.22 토 17:00
> 학술·문화재
“화쟁사상, 마음 중심 불교통합담론 모델 제시”
김규보 기자  |  kkb0202@beopbo.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5.15  17:37:4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한국불교학회는 5월1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원효 탄신 1400주년을 기념하는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올해 원효성사 탄신 1400주년을 맞아 성사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열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불교학계를 대표하는 학회 가운데 하나인 한국불교학회(회장 성운 스님)에서 기존 원효성사 연구들과는 다른 시각의 논문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목을 끌었다.

한국불교학회, 원효 학술대회
기존과 다른 관점 논문 공모
심사 통해 선정 수상작 발표
“원효 이해·지평 넓히는 계기”


한국불교학회는 5월1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원효 탄신 1400주년을 기념하는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앞서 한국불교학회는 원효성사의 사상은 물론 철학, 문화, 이념 등을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해 원효학의 지평을 확장하고자 논문공모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수미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가 대상을, 일본 하나조노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법장 스님이 최우수상을, 동국대 윤리문화학과 박사 담준 스님과 지혜경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연구원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4명의 학자들은 이날 학술대회에서 발제자로 참여해 각 수상논문을 발표했다.

이수미 교수는 ‘금광명경의 삼신설에 대한 원효의 이해’에서 대승불교의 대표적 불신론이라 할 수 있는 삼신론에 대한 원효성사의 해석을 통해 원효사상의 일면을 조명했다. 이 교수는 삼신을 설하는 대표적 경전 중 하나인 ‘금광명경’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는데, 원효성사가 저술한 ‘금광명경’ 주석서인 ‘금광명경소’는 일실돼 현존하지 않는다. 때문에 과거 ‘금강명경소’ 인용 기록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해온 이 교수는, 특히 중국 수나라 정영혜원 스님 등의 해석과 비교를 통해 원효성사의 삼신설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원효는 혜원, 자은과 마찬가지로 법신과 응신과 화신을 구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법신을 설명하는 방식에 있어 원효는 여여와 함께 여여지를 모두 본래 갖추어진(性得) 것으로 보았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주장했다. 혜원 스님이 여여를 법신, 여여지를 보신으로 보면서도 이들을 융합해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 원효성사는 여여와 함께 여여지를 모두 법신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법신의 개념이 ‘진여’와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차이가 고대 동아시아 논사들의 사상적 기조를 반영하는 이론적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효의 범망경 주석서와 천태지의의 보살계의소의 비교연구’를 발표한 법장 스님은 대승보살계를 대표하는 경전인 ‘범망경’에 대한 천태지의 스님의 주석서와 이후 주석서 간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원효성사의 영향을 통해 규명했다. 법장 스님은 “‘범망경’은 지의에 의해 계체론의 정의와 삼취정계의 도입, 과문(科文) 등의 주석 형식이 갖춰지고, 원효가 이러한 주석의 내용을 적극 활용해 계의 존재성과 범계의 판단 등을 보다 대승적으로 주석한다”며 “원효의 주석은 계를 단지 수계하여 수지하는 것만이 아닌 계의 실천을 통한 보살행을 적극 강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주석은 후대의 법장과 태현 등에게 계승돼 동아시아 불교에 있어 ‘범망경’의 위치를 보다 확고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대 서구윤리와의 비교를 통해 불교윤리의 성격을 파악하려는 시도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깨달음의 경지는 이성적 사유로 논증될 수 있는 경험적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행위지침으로서 윤리와의 연계성을 드러내는 데 어려움이 있어왔다. 담준 스님은 ‘원효 윤리의 공리주의적 해석 가능성 검토’에서 “헤어(R.M.Hare)의 도덕이론은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을 고려해 넣을 것을 요구하는 보편화가능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최대의 선호만족을 옳은 행위로 간주하는 선호공리주의로 귀결된다”며 “원효가 강조한 일심의 본질 역시 불이성 혹은 동체성의 자각을 통한 자비의 실천으로 드러나는데, 자비의 윤리가 타자의 행복과 고통, 특히 고통에 대한 의식에 바탕을 둔다는 점에서 불교윤리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건져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불교의 통합 담론 전개에서 원효의 역할’을 발표한 지혜경 연구원은 본격적인 불교 통합담론을 형성했던 천태지의 스님과 불교를 넘어 유교·도교와의 통합체계를 세운 규봉종밀 스님의 사이에서 일심을 통합담론 중심개념으로 세운 원효성사의 역할을 조명했다. 지 연구원은 “원효의 화쟁사상은 통합담론의 하나로, 비록 통합적 체계를 따로 세우지는 않았으나 일심을 그 기준으로 세움으로써 형이상학적 논의로 치우친 통합담론이 실천적 논의로 전개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이는 이후 규봉종밀을 비롯한 다른 통합체계를 세운 불교학자들에게 마음을 중심으로 한 통합체계의 모델을 제시해주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를 주최한 한국불교학회 회장 성운 스님은 “심사위원들의 엄격한 평가에 의해 선정된 4편의 수상작들은 학계에서 이뤄지던 원효 연구와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수작들”이라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원효 스님을 재조명해보는 시도는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학문분야를 부각하여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에 대한 이해와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91호 / 2017년 5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김규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라인
포토뉴스
라인
가장 많이 본 기사
여백
실시간뉴스
라인
여백
법보신문은찾아오시는길구독·법보시광고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3157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편집국 : 02-725-7014  |  광고문의 : 02-725-7013  |  구독신청 : 02-725-7010
사업자 등록번호 : 101-86-19053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07229  |  등록일자 : 2005년 11월 29일  |  제호 : 법보신문
발행인 : 김형규  |  편집인 : 이재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형규
Copyright © 2013 법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