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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찬다 킨나라 자타카-상

부처님 향한 순정 지킨 야소다라

▲ 태국 방콕 왕궁의 킨나라상.

고대 우화들에는 반인반수의 신화적 동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를 지키고 있는 스핑크스는 사자형상의 몸에 왕의 얼굴을 한 모습이다. 또 그리스 신화에는 몸의 반은 말이고 나머지 반은 인간인 켄타우로스가 등장하고, 어린이 동화에는 몸의 반은 물고기이고 나머지 반은 인간인 인어공주가 나타난다. 인도에서도 반인반수의 신화적 동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힌두교에서 행운의 신으로 유명한 가네쉬가 있는데, 쉬와신과 파르바티 사이에서 태어난 가네쉬는 인간의 몸에 코끼리의 얼굴을 하고 있다. 

부처님 출가하신 이후에도
부처님만 사랑한 야소다라
찬다 킨나라 자타카의 기원

불교에도 유명한 반인반수의 신화적 동물이 있는데 몸의 반은 새이고 나머지 반은 인간인 킨나라(Kinnara)가 있다. 킨나라는 수없이 많은 자타카와 아와다나에 등장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의 불교문화에 있어서 수많은 예술적인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태국 방콕의 왕궁에 가면 황금빛 몸에 아름다운 보석으로 장식된 우아한 킨나라를 만날 수 있는데 모자와 가슴 허리 장식 등 태국왕가의 복장을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불교사원에는 각 나라의 독특한 복장으로 채색된 킨나라 벽화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태국과 캄보디아의 전통무용에서 주된 소재들 중의 하나가 찬다 킨나라 자타카(Chanda Kinnara Jātaka)로서 동남아시아의 도처에서 킨나라 무용을 관람할 수 있다.

찬다 킨나라 자타카가 이처럼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불교문화에 있어서 주요한 소재가 된 이유는 이 이야기가 전하는 애틋한 사랑과 변하지 않는 순정 때문일 것이다. 동남아시아 왕가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계속되는 혼란 속에 자신을 던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수없이 많은 형제들 사이에서 왕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고, 왕이 된다고 해도 이웃나라의 왕가와 목숨을 건 전쟁에 나서야 한다. 이 속에서 많은 공주와 태자비와 왕비들이 남편을 잃게 되었고 이들의 삶은 일순간에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지경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찬다 킨나라 자타카는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과 순정을 이야기하여 이를 불교적으로 승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카필라성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전처가 되어버린 부인 야소다라를 만나러 숫도다나왕과 함께 갔다. 야소다라의 집에는 시녀가 4만명 있었는데 그 중에서 1090명의 시녀들이 노란색 승복을 입고 부처님을 맞이했다. 왕은 부처님 앞에서 울며 흐느끼고 있는 야소다라를 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야소다라는 당신이 출가하여 노란 승복을 입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기 자신도 노란 승복을 입었습니다. 그녀는 아름다운 옷과 보석들을 모두 포기하고 청정하게 살아 왔습니다. 당신이 출가한 순간 과부가 되었고 수많은 왕들이 선물과 함께 그녀를 유혹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당신에 대한 그녀의 사랑에는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위대한 왕이시여, 이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저의 마지막 삶까지 그녀는 저만을 사랑합니다. 그녀는 저에게 모든 순정을 바쳤고 오직 저만을 따랐습니다. 과거 저희들이 동물로 태어났을 때에도 그녀는 저만을 사랑했으며 결코 변하지 않았습니다”고 이야기하시며 찬다 킨나라 자타카를 이야기하시게 된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91호 / 2017년 5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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