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님에 욕했던 기자 이번엔 상습 기사표절 논란

  • 교계
  • 입력 2017.05.19 10:21
  • 수정 2017.05.22 11:11
  • 댓글 45

주간불교 이모 기자, 수년째
연합뉴스 등 주요일간지 베껴
제목부터 통째로 옮긴 수준
인용표시 없이 버젓이 기명까지
일부 언론서 사진까지 도용해

 왼쪽은 주간불교 이모 기자가 작성한 기사. 오른쪽은 연합뉴스 기사. 이모 기자는 기사의 도입부부터 몇몇 단어를 수정하고 연합뉴스의 기사 전체 분량을 그대로 게재했다.
‘주간불교’ 이모 기자가 기자회견장에서 특정스님을 향해 욕설을 내뱉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기자가 수년 동안 주요일간지 등 타언론의 보도내용을 그대로 베껴 마치 자신이 쓴 기사처럼 게재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는 기자의 자질문제를 넘어 특정인의 저작권을 임의로 훼손한 것이라는 점에서 법적 시비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총무원은 5월18일 이 기자의 욕설파문과 관련해 주간불교사에 공문을 발송, 주간불교사와 해당기자의 공개참회를 촉구했다. 특히 총무원은 해당기자와 관련해 “과거 일간지 표절문제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법보신문이 ‘주간불교’의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조사한 결과 이 기자는 수년 전부터 최근까지 ‘연합뉴스’ ‘세계일보’ ‘한국일보’ ‘종교신문’ ‘뉴스천지’ 등의 보도내용을 그대로 베껴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기자가 최근 작성한 기사부터 역추적한 결과 불과 2~3시간 만에 주요일간지 기사와 토씨하나 틀리지 않은 기사 15건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는 이 기자가 작성한 기사의 제목을 ‘네이버’ 등에 검색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기사내용을 세밀하게 조사할 경우 이 기자의 표절의혹 기사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언론사가 특정사안을 미처 취재하지 못했을 경우 앞서 보도한 언론사의 보도내용을 인용하는 사례는 관례적으로 용인돼 왔다. 이럴 경우 특정언론의 보도내용임을 밝히고 해당 사안의 ‘팩트’만을 인용하는 게 보편적인 보도형태였다. 그러나 이 기자는 주요일간지의 일부 기사를 통째로 베껴 일부 단어 몇 개를 수정한 채 자신의 이름으로 기사를 게재했다. 심지어 일부 기사는 제목조차 고치지 않고 게재했으며, 해당언론사의 사진까지 그대로 도용한 기사도 발견됐다.

이 기자가 5월6일 ‘주간불교’ 홈페이지에 게시한 “천주교 신자 1.5% 증가”라는 제목의 기사는 ‘종교신문’이 한 달여 앞선 4월11일 “천주교 신자 1.5% 증가, 주일미사 참여는 감소”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를 통째로 도용했다. 특히 이 기자는 ‘종교신문’의 “2016년 12월31일 기준 한국 천주교 신자는 574만 1949명으로 전체 인구의 10.9%로 조사됐다”는 도입부에서 ‘2016년 12월31일 기준’만을 삭제한 채 원고지 8~9매 분량의 전체 기사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게재했다. 그럼에도 이 기자는 출처를 밝히지 않았으며, 버젓이 자신이 이름으로 기사를 등록했다.

이 기자는 또 지난 3월13일 미국의 선 수행자 노만 피셔가 서울 견지동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 관련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그보다 앞선 3월8일 ‘한국일보’의 기사를 그대로 도용한 것으로 이번에도 본문의 일부 단어 몇 개를 수정한 것에 불과했다. 

이 기자는 특정사안과 관련해 기획보도 형태의 기사를 작성하면서 수개월 전 ‘연합뉴스’가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게재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이 기자는 지난해 12월15일 “해 넘기는 일제강탈 문화재 ‘이천오층석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제목으로 보면 일제가 강탈해 간 ‘이천오층석탑’의 반환문제에 대한 기획기사로 보인다. 그러나 이 기사는 5개월여 앞선 7월31일 ‘연합뉴스’가 “100년 넘게 귀향 못하는 일제강탈 문화재 ‘이천오층석탑’”이라는 기획보도를 통째로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이 기자는 ‘연합뉴스’의 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 관계자 인터뷰까지 토씨하나 고치지 않고 그대로 게재했다.

뿐만 아니라 이 기자는 지난해 2월2일 ‘세계일보’가 일본 우베시에서 열린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의 ‘조세이 탄광 희생자 추모법회’와 관련한 현장 취재기사를 그대로 베끼면서 ‘세계일보’에 게재된 사진까지 그대로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주간불교 이 기자는 자신의 표절의혹에 대해 “그런 일이 있었다”며 인정했다. 그는 법보신문 취재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심히 부끄럽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며 “불교언론인의 한 사람으로 자숙과 함께 참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5년 (주간불교에) 재입사를 해보니 앞선 기자들이 다 그만두고, 달랑 기자 2명으로 새롭게 출발했고, 여러 취재에 어려움이 따랐다”며 “그러다보니 일간지 불교뉴스를 끌어다 무리하게 게재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게 됐다. 참회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기자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기사 인용이 상식수준을 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기자의 ‘기사 베끼기’가 2015년 이후 최근까지 상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숙과 함께 참회하고 있다”는 그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 관계자는 “교계언론 기자는 독자들과 부처님 앞에서 진실함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20년 넘게 교계언론 기자로 활동하고 최근에는 특정 단체의 대표를 자임하고 있는 이 기자가 도덕적 자질을 의심받는 문제에 처한 것을 보니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현태 한국불교기자협회장도 “이 기자의 기사 베끼기는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상식 수준을 벗어난 행위로 교계언론의 품격과 위상을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런 사람이 불교언론인이라고 불리는 것에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주간불교 이모 기자 기사 타언론 기사
(이웃종교) 천주교 신자 1.5% 증가

종교신문: 천주교 신자 1.5% 증가, 주일미사 참여는 감소

“기술 발달 시대에 선 수행 더 필요” 한국일보: “기술이 발달할수록 선 수행이 더 필요해요”
해 넘기는 일제강탈 문화재 ‘이천오층석탑’ 연합뉴스:100년 넘게 귀향 못하는 일제강탈 문화재 '이천오층석탑'
4.13 총선 종교정당들, 정책 공약은? 4.13 총선 종교정당들, 정책 공약은?
“아버지, 아버지 저희들이 왔습니다” 세계일보: 74년 만에… 일제 징용 희생자 영혼 달래다
“유골수습 풀어야 한일 유대 강건해질 것” 세계일보: “유골 수습 등 역사문제 풀어야 한‧일 유대 더 강건해 질 것”
조계사에 꼬마평화도서관 문 연다 세계일보: 조계사에도 꼬마평화도서관이 문을 연다…16일 개관식
“18세기 불국사 재건은 승려와 지방 유림 합작품” 연합뉴스: "18세기 불국사 재건은 승려와 지방 유림의 합작품"
국내 최초 서양화 기법 탱화 대거 발견 연합뉴스: 진도 쌍계사서 국내 최초 서양화 기법 탱화 대거 발견
고구려 담징스님이 그린 금당벽화 정밀조사 연합뉴스: 일본 호류지 금당벽화 보존 위해 정밀조사

<사진도용>
남북 종교인, 민족화해·평화통일 다짐 

연합뉴스: 남북 종교인, 금강산에 모여 화해·평화통일 다짐

<사진도용>
금강산서 열린 남북종교인 모임 이모저모

연합뉴스: 남북 종교인, 금강산에 모여 화해·평화통일 다짐
“수행하는 보살·처사는 근로자 아냐” 연합뉴스: "수행하는 보살·처사는 근로자 아냐"…주지스님 승소
무술합계 23단 현해스님, 재난구호단체 설립

연합뉴스:무술합계 23단 현해스님, 재난구호단체 설립

훼손된 조선불화, 보수 끝 제 모습 찾아

연합뉴스:美 시애틀서 온 조선불화…보수 마치고 온전히 돌아간다

4대 종교 단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연합뉴스: 종교단체들, 역사교과서 국정화 놓고 찬반 주장

115곳 나라‧도시 돌며 인생고민에 답하다

연합뉴스: 법륜스님, 지구촌 115개 도시 돌며 인생고민에 답하다

[1392호 / 2017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