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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삶에서 얻은 최상의 행복과 자유

  • 불서
  • 입력 2017.05.22 14:17
  • 수정 2017.05.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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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한 동행’ / 종연 스님 지음 / 뜨란

▲ ‘홀가분한 동행’
“지나간 과거에 미련을 두고 후회하거나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걱정하는 것이 번뇌입니다. 그러한 번뇌의 불을 끈 것이 열반입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 초연해지는 것입니다. 시비분별에 매달리지 마시고 현재를 밝고 홀가분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소풍을 나온 듯이 말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내 것이 아니고, 지나간 과거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오직 현재만을 사십시오. 현재를 사는 사람이 경쾌한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현재의 삶에 집중하고, 지금 여기서 행복하라’는 말을 수없이 듣는다. 국민멘토 반열에 오른 유명인들은 물론이고,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만큼 지금 여기서 행복한 것이 가치 있고, 현재의 삶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그 말을 듣고 글로 볼 때만 고개를 끄덕일 뿐, 실제 현재의 삶에 온전하게 집중하는데 성공하지 못한 채 그동안의 삶을 반복한다. 현실에서의 삶을 어떻게 바꿔가야 할지 막연함이 이유 중 하나다.

‘홀가분한 동행’은 현재의 삶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답을 제시한다. “삶은 나눌수록 자유롭고 빛난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 온 종연 스님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와 홀가분함을 원하지만 외로움과 고독이 두려운 현대인에게 맞춰 내놓은 인생 처방전이라 할 수 있다.

스님은 법당에 자리가 모자라 법당 밖 마당에 자리를 깔고 법회를 하면서도 건물 짓기를 거부했다. 사찰 재정을 공개하고 절 살림은 신도들에게 맡겼다.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불교교육이라는 신념으로 포교와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미얀마에서 위빠사나 수행을 공부하고 온 스님은 “위빠사나는 존재의 모든 현상을 바로 통찰하는 수행인데, 모든 존재가 변해가고 있어 고유한 실체가 없다는 관찰은 자비심을 길러 다른 이의 아픔과 괴로움을 더 면밀하게 통찰할 수 있게 한다”면서 따로 무엇인가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지지 말고 십바라밀을 가슴에 두고 실천해 가라고 설명한다.

포교당에 묵을 팔러 온 할머니 집을 방문한 후 생활이 어려운 할머니에게 양식과 밑반찬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 복지사업으로 이어져 미추홀공덕회를 설립하게 됐고, 1400명의 회원이 후원하는 복지사업은 독거노인 반찬지원과 무료급식 봉사로 이어졌다. 또 종합복지관까지 운영하며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고 있다.

▲ ‘나눔의 삶을 선택할 때 최상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으로 보여 온 종연 스님이 지금 여기서 자유롭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이처럼 “철저히 중생을 위해 살겠다”는 서원을 실천하고 있는 스님은 홀가분함과 동행 사이에 자유로운 삶의 비밀이 들어 있음을 깨닫고, 그 깨달음의 정수를 담백하게 이 책에 옮겼다. 덕분에 책 곳곳에서 비우고 덜어내는 삶, 자유롭고 홀가분한 삶을 만날 수 있다.

“인생이란 이슬처럼 번개처럼 찰나를 사는 것인데, 전생과 내생을 이야기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나누어 분별하고 집착합니다. 집착하면 꿈속에서 살게 됩니다. 꿈속에서 살수록 삶은 어지럽고 어리석음으로 어둡습니다.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스님이 말하는 즐거운 소풍을 나온 듯이 현재를 밝고 홀가분하게 사는 길이다.

‘홀가분한 동행’에서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밝은 지혜 만나기, 매일의 수행으로 자기 마음 제어하기, 인연법의 이치를 깨달아 참나로 살아가기를 차례로 제시한 스님은 곧 사라져 없어질 허망한 것을 움켜쥐는 대신 버리고 비우고 서로 사랑하는 나눔의 삶을 선택할 때 최상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남에게 무언가를 줄 때 나에게 불필요한 것을 주는 게 아니라, 내게도 필요한 것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버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람, 비울 줄 아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런 사람이 스스로의 진면목을 바로 보고 사는 사람입니다. 곧 사라져 없어질 허망한 것을 움켜쥐고 있지 말고 함께 나누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진면목을 깨치고 사는 삶이요, 보살의 삶이며, 영원히 사는 길입니다.”

스님을 인터뷰한 박원자 작가가 “어떻게 하면 뭇 생명 모두가 행복할까를 평생의 화두로 삼은 수행자”라며 “자신을 철저히 버린 사람에게만 느껴지는 경쾌함과 겸손함에 잠시나마 물들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소개한 종연 스님의 나눌수록 자유롭고 빛나는 삶 이야기를 통해 지금 여기서 행복해지는 법을 자연스레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92호 / 2017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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