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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법신을 구하라

기자명 이제열

부처님 모습은 중생이지만 생멸 않는 대공덕 갖춰

“여러분, 이 몸은 싫증거리이며 걱정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마땅히 부처의 몸을 구해야 할 것입니다. 부처의 몸은 곧 법신이니 한량없는 공덕과 지혜를 좇아 생겼으며, 계행과 선정과 해탈과 해탈지견과 자비희사와 보시, 지계, 인욕, 유화, 정진, 선정, 해탈, 삼매, 다문, 지혜의 모든 바라밀로 생겼기 때문입니다.”

몸은 무상하고 괴로운 존재
잘 돌보되 집착하지 말아야
부처님의 진실한 몸이 법신
유마거사, 법신 찾을 것 당부

몸의 무상, 무아, 고를 강도 높게 설명한 유마거사는 이제 사람들에게 지금 지니고 있는 중생의 몸에 집착하지 말고 부처의 몸을 구하라고 말한다. 중생이 가장 사랑하고 집착하는 대상은 자신의 몸이다. 모든 행복과 불행이 몸에 의해서 생기다 보니 중생은 자연스레 자신의 몸뚱이에 집착을 한다. 병이 들거나 죽을까봐 늘 전전긍긍하며, 항상 보호하고 오래 유지시키려고 애쓴다.

그러나 몸이 소중하더라도 몸은 사람의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다. 아무리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지만 몸은 늙음과 질병과 죽음을 향해 끊임없이 질주한다. 부처님은 몸을 돌봐야 하는 일을 두고, 마치 네 명의 쌍둥이를 기르는 어머니와 같다고 했다. 네 명의 아이가 쉴 사이 없이 어머니를 보채듯 몸은 끊임없이 중생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며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몸이 근심과 괴로움의 덩어리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몸을 학대하라는 것은 아니다. 몸이 무상하고 괴로운 존재라고 해서 몸을 함부로 여기면 오히려 괴로움이 가중될 뿐이다. 또한 수행과 해탈의 공덕을 얻을 수 있는 바탕을 잃게 된다. 따라서 몸이 아무리 근심 덩어리라 해도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잘 보살피는 일은 지극히 당연하다. 다만 몸을 잘 유지시키더라도 몸의 세 가지 특성인 무상, 무아, 고를 잘 인식해서, 잘 돌보되 이에 대한 집착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마거사는 중생의 몸에 집착하지 말고 부처의 몸을 얻기 위해 발심하라고 말한다. 부처의 몸이란 어떤 것인가? 곧 진리의 몸으로써의 법신이다. 중생의 몸은 무상이고, 무아이고, 고이지만 법신에게는 더 이상 나고 죽음이 없으며, 괴로움도 없다.

중생의 몸은 단식(段食)·촉식(觸食)·사식(思食)·식식(識食)이라는 4가지 자양분에 의지해 생겨나고 유지되고 증장한다. 반면 부처님이 섭취하는 자양분은 계, 정, 혜, 해탈, 해탈지견, 자비희사를 비롯해 갖가지 바라밀이다. 부처님은 이 같은 자양분들을 양식으로 삼아 중생의 몸을 벗어나 마침내 법신을 이루셨다.

그런데 법신의 입장에서 대승과 초기불교가 명확히 대비되는 것이 있다. 본래 불교에서 법신사상이 대승의 가르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기경전인 니까야 안에도 법신사상이 들어 있다. 니까야를 읽다보면 ‘여래는 법을 몸으로 삼는다. 여래의 몸은 법신이다’라는 구절이 나타난다. 그러나 초기경전에서는 법신이 부처님 한 분에게만 적용된다. 아라한이나 중생들에게는 법신이라는 말을 잘 붙이지 않는다.

또한 초기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법신을 중생과 같은 몸으로 다루고 있다. 부처님의 몸이 아무리 법신이라고 할지라도 무상, 무아, 고를 수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승에서는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대승에서 부처님의 몸은 무상하고 괴로운 존재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중생의 육신을 하고 있지만 본질에 있어서는 생멸하지 않는 대공덕의 몸을 지니고 있다. 부처님의 진실한 몸은 법신이고, 법신은 길이 세계에 상주한다는 것이다.

유마거사는 사람들에게 곧 닳아 없어질 괴로운 몸에 집착하지 말고 부처님이 이루신 법신을 찾으라고 외친다. 참으로 생로병사의 굴레 속에서 헤매는 중생들에게 법신의 가르침은 빛이며 희망이다.

이제열 불교경전연구원장 yoomalee@hanmail.net
 

[1392호 / 2017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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