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원인 스님은 법전 스님 제자로, 40여년 동안 김천 청암사 수도암에서 정진했다. 책은 수도암 선원장으로 있으면서 1년 동안 선원 대중들에게 강설했던 내용을 엮었다. 스님은 “수행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선문 제일의 경전인 ‘금강경’의 요점을 강설했으며, 이를 통해 붓다의 본래 뜻을 깊이 천착해보고 이를 다시 대중들과 공감하고자 했다”며 ‘금강경’ 이해를 통해 삶의 지혜가 충만해지기를 기원하고 있다.
스님은 먼저 ‘금강경’이 나오게 된 배경이 오늘날 우리의 삶에 맞닿아 있음을 강조했다. 수보리가 “부처님, 저희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이 마음을 어떻게 조복 받아야 하며, 어떻게 수행해야 합니까?”라고 했던 고뇌를 오늘의 언어로 풀이하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물음이 곧 ‘금강경’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강경’이라는 가르침이 나오게 됐다는 설명이다. ‘금강경’에서 삶의 지혜를 찾을 수 있는 이유인 셈이다.
그래서 스님은 “만일 우리가 ‘금강경’을 통해서 나의 진정한 모습을 본다면, 내가 곧 일체라 부처와 중생이 차별 없는 절대경의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한다. ‘금강경’에서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본질적이고 현실적인 완전한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수행뿐만 아니라 세속에서도 큰 신심과 용기와 같이 적극적인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모든 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도 되고 안 배워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실하게 공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생활 모든 일에 적용되므로 우리가 잘 배워야 세상도 잘 경영할 수 있습니다.”
40여년 수행에서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스님만의 감성으로 해설한 ‘금강경’에서 부처님 가르침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따라서 차분하게 마주 앉아 설명을 듣듯, 책장을 넘기는 동안 일상생활의 행복이 멀리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93호 / 2017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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