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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수술로 겨우 살아…막대한 병원비 막막

  • 상생
  • 입력 2017.05.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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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화계사·법보신문 이주민돕기 공동캠페인

▲ 베트남 노동자 리만흥씨가 영수증을 보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그에게 청구된 6000여만원의 병원비는 그를 또다시 절망에 빠뜨렸다. 지금까지 벌었던 돈은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겨둔채 베트남으로 보냈기에 그에게 남아있는 돈은 없다. 계속되는 검사에 대한 비용과 투약해야 할 약값도 늘어나고 있다. 그를 위한 불자들의 자비나눔이 절실하다.

소년은 가난이 싫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삶은 깊은 수렁이었다. 봄에 지은 농사로 1년을 버텨야 했지만 여름 가뭄을 견디면 가을 홍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홍수와 태풍이 소년의 보금자리를 쓸어가면 다시 집을 세우길 반복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할 수 있는 일은 농사뿐이었다. 어디든 여기보다는 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군대에 가서 결심이 굳어졌다. ‘한국에 가서 돈을 벌어야겠다.’

베트남 노동자 리만흥씨
가난 벗어나고 싶어 한국행
용접일 하며 가족 부양해
수술·검사비 등 6000만원

베트남 이주노동자 리만흥(35)씨는 2010년 조선소에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아침8시부터 6시까지 20kg 무게의 작업배낭을 매고 오르락 내리락 하며 페인트 깎아내는 작업을 했다. 작업시 나오는 먼지에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9시까지 이어지는 잔업은 고스란히 만흥의 몫이었다. 초년병에게 휴식은 주어지지 않았다. 한달에 이틀을 쉬고 매일 일하기를 1년. 몸은 힘들었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기에 행복했다.

“체력적으로 지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내 힘으로 돈을 벌어 부모님을 부양한다는 뿌듯함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홍수에도 끄떡없는 벽돌집을 지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를 버텼답니다. 내가 일하는 만큼 고향집에 벽돌이 한 장씩 쌓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체구에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려웠다. 다른 조선소의 용접공으로 들어갔다. 무거운 배낭을 벗고 페인트 먼지가 사라진 것만으로 살만했다. 좋은 일은 연달아 일어났다.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았던 베트남 공동체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외로운 타국생활에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던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 예쁜 딸도 둘이나 태어났다. 아내는 베트남으로 돌아가 출산을 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두 아이는 친가와 외가에서 각각 자라고 있다.

부양가족이 늘어난 만큼 행복한 삶을 향한 열망은 강해졌고 더욱더 일에 매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용접을 하다 손을 다친 만흥씨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던 중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심전도 검사에서 심방세동 및 승모판 협착증이 발견된 것이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불규칙하게 움직이고 수축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뇌졸증이나 혈관 막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승모판 협착증은 심장의 좌심방, 좌심실 사이 승모판막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 혈류의 흐름을 막는 병이다. 심장기능의 저하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작은 병이라도 크게 악화될 수 있기에 시급히 승모판 치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진짜 병원 너무 무서웠어요. 한 달 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있는데 너무 많이 아팠습니다.” 만흥씨의 몸에 8개의 호스가 연결됐다. 심장에 차는 물을 빼내기 위해서 였다. 목에는 영양제를 투여하기 위한 호스도 달렸다. 아내는 병간호를 위해 만흥씨 곁을 지켰다. 그렇게 병원에서 3달을 보내고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후 청구된 병원비가 그를 절망에 빠트렸다. 수술비, 검사비, 진단비 합해 총 6000여 만원.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둘다 일을 할 수 없어 돈을 벌 수 없었다. 한국에서 그동안 벌었던 돈은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곤 모두 베트남으로 보냈기에 어떻게 이 엄청난 병원비를 해결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깊은 절망 속에서 만흥씨가 다시 희망을 꿈꾸기 위해 불자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2)725-7014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93호 / 2017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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