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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단 군포교3팀 이승규-하

기자명 이승규

장병들 합장인사·삼배에 큰 보람 느끼며 포교

▲ 56, 취산
대개 군법회는 도심에서 떨어진 부대 안 군법당에서 봉행된다. 부대 밖에서 먹던 음식이나 간식을 잊지 못하는 장병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군법회는 간식에 따라 인원수가 크게 좌우되는 측면이 있다. 간식 경비 걱정이 되는 이유다.

간식 등 각종 비용 걱정
주위 불자 도움으로 해결
부처님 제자 인연에 감사

처음 1년 동안은 포교사와 법우들의 십시일반으로 유지했다. 서로 조금씩이라도 보태니 간식비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나자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마저 어렵게 되곤 했는데, 간식비가 떨어질 무렵이면 어디선가 지인이나 법우들이 등장했다. 부처님 일이니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군법회에 보시해주신 분들에게 고마움도 표하고 재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그리고 군포교 홍보도 하고자 겸사겸사 꾸준하게 활동상황을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에 공유한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포교사인 아내와 잘 아는 한 보살이 군포교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해, 한 걸음에 달려갔다. 보살이 100일 기도하는 동안 매일 모아 둔 돈을 시주했다. 인터넷에 보살의 법명으로 감사 표시를 하겠다고 했다. 손사래 치며 절대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하며, 뒤돌아 발걸음 재촉하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정말 뭉클했다. 무주상보시를 실천하는 진정한 보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더욱더 군포교에 정진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였다.

군법회를 이끌어나가면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 법당에 양초나 향이 떨어져 부족할 때쯤이면 보시하는 법우가 있어 해결이 된다. 앞서 말했지만 간식도 마찬가지다. 원을 간절히 세우고 바라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군법회가 끊이지 않고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돕는 수많은 불보살의 가피가 아닌가 싶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불보살뿐 아니라 눈에 보이는 불보살도 많다. 전북불교회관 보살들, 108다라니기도팀, 포교사단 전북지역단 전·현직 단장과 포교사들, 화엄불교대학총동문회장과 동문들…. 이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물심양면 도움이 없다면 군법회는 어려웠다. 거듭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 뒤에 이런 제불보살들이 있기에 포기 하지 않고 군포교에 매진할 수 있다.

사실 군포교에 올인한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힘들거나 귀찮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아마 도반인 아내와 함께 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내가 법당에서 예불하고 부처님 말씀 전하는 동안 도반은 간식을 준비하는 등 분담을 한다. 보람도 두 배 기쁨도 두 배가 되는 부부포교사로서 자부심이리라.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포교사를 준비할 때나 학림원에 다닐 때, 불교공부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피곤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았다. 절에 가서 듣는 스님의 독경소리는 언제 들어도 산골의 봄 여울소리처럼 청아했다. 그 울림이 갈등과 대립으로 치달아왔던 속세의 번뇌와 미혹들을 시원하게 씻겨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랬으니 아마 이것은 내 유전자 속에 승복의 색깔인 회색물이 조금 들어있어서가 아닐까.

군법회 초기 듣기만 했던 병사들이 불교에 관심을 보이고, 법당에 들어서면 합장 및 삼배는 기본이요, 합장으로 인사하는 것을 볼 때마다 군포교의 보람을 느낀다. 포교가 곧 수행이라는 신념으로 앞으로도 계속 실행할 것을 스스로 다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처님과 인연에 감사하면서 도반인 아내와 함께 군법회에서 포교 활동을 하는 등 부처님 제자로 살아가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함을 느낀다.

창밖을 바라보니 매화의 꽃망울이 반개(半開)한 미륵반가사유상의 미소처럼 다가온다. 속세의 한낱 무명 중생이 어찌 가섭존자께서 답하신 염화미소의 깊은 뜻을 알 수 있으랴만 나도 살짝 미소를 지어본다.

이승규 전북지역단 군포교3팀 snowwell@hanmail.net
 


[1393호 / 2017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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