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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법신에 이르는 길

기자명 이제열

부처님 지닌 법신은 온갖 수행과 공덕 결과

“여러분 부처의 몸인 법신은 육통과 삼명을 따라 생겼으며, 삼십칠조도품을 따라 생겼으며, 지관과 십력과 사무외 십팔불공법을 따라 생겼으며, 일체의 선함과 진실과 불방일 등 온갖 청정한 법을 따라 생겼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부처의 몸을 얻어 중생의 병을 끊고자 하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해야 할 것입니다. 유마거사가 문병 온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자 무수한 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다.”

중생은 태어남 자체가 이미 병
부처님 몸은 법신·화신 두 형태
법신은 일반적인 형상·모습 초월
중생이 법신 이루면 병도 사라져

대승의 가르침에서 불교의 목적은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부처가 되기 위해, 정토에 태어나기 위해,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해탈을 성취하기 위해, 열반을 이루기 위해 등 여러 용어를 동원하여 불교의 목적을 이야기한다. 본문에서 유마거사는 자신에게 문병 온 사람들을 향해 부처의 몸을 찾을 것을 요구한다.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대승의 이러한 여러 가지 표현들에 대해 혼란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 부처가 된다, 정토에 태어난다, 해탈한다, 부처의 몸을 얻는다 등 표현은 모두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대승에서는 보통 부처님의 몸을 화신(化身)과 법신(法身)으로 나눈다. 먼저 화신은 형상과 모습으로 이루어진 육신의 몸을 말하고, 법신은 형상과 모습을 떠난 진리의 몸을 말한다. 그런데 부처님은 이들 두 가지 몸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부처님은 인간의 몸인 화신을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진리의 몸인 법신을 지니고 있다. 중요한 것은 부처님의 육신인 화신은 나고 죽음이 있으나 법신은 나고 죽음이 없다는 사실이다. 법신의 측면에서 볼 때 화신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나타낸 방편의 몸이다. 화신은 형상과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태어나면 늙고 병들고 죽는 과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반면 법신은 형상과 모습을 초월하여 한결 같기 때문에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과정을 겪게 되지 않는다. 화신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법신이 변화하여 나타낸 몸이기 때문이다. 법신은 완전한 존재이고 화신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유마거사가 문병 온 사람들에게 현재의 몸에 머물지 말고 부처님의 법신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처님의 참 몸을 찾으면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완전한 행복과 공덕을 성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부처님의 법신은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일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수행과 공덕이 뒤따라야한다. 본문에 육통(六通)이란 부처님이 얻으신 여섯 종류의 신통으로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신족통(神足通), 누진통(漏盡通)이고, 삼명(三明)은 세 종류의 밝음으로 천안명(天眼明), 숙명명(宿命明), 누진명(漏盡明)이다.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은 부처의 법신을 이루는데 필요한 사념처(四念處), 사정근(四正勤), 사신족(四信足), 오근(五根), 오력(五力), 칠각지(七覺支), 팔정도(八正道)의 37가지 수행 덕목이며, 지관(止觀)은 번뇌를 그치는 수행과 지혜를 얻는 수행을 함께 닦는 것이다. 십력은 부처님만이 지니고 있는 열 가지 뛰어난 능력으로 처비처지력(處非處智力), 업이숙지력(業異熟智力), 선정해탈지력(禪定解脫智力), 근상하지력(根上下智力), 종종승해지력(種種勝解智力), 종종계지력(種種界智力), 변취행지력(邊趣行智力), 숙주생사지력(宿住生死智力), 누진지력(漏盡智力)이다.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은 범부는 물론 아라한이나 벽지불, 또는 보살과도 구별되는 부처님의 18가지 독자적인 법으로 십력(十力), 사무소외(四無所畏), 삼념주(三念住), 대비(大悲)이다.

모름지기 부처님이 지닌 법신은 이와 같은 갖가지 수행과 공덕으로부터 생긴다. 중생들의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으로는 결코 법신을 이루지 못한다. 유마거사가 볼 때 모든 중생은 이미 병들어 있다. 중생은 태어남 자체가 이미 병이다. 그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 바로 부처님의 말씀이고 중생이 법신을 이룰 때에 병은 사라진다.

이제열 불교경전연구원장 yoomalee@hanmail.net
 


[1393호 / 2017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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