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삼국유사 성지순례
6월24일, ‘의상의 길’ 주제로
비로사‧봉암사‧영산암도 답사
주수완 문화재전문위원 안내
‘의상의 길’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순례에서는 영주 부석사와 비로사, 안동 봉정사와 영산암을 찾는다. 이들 사찰 모두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곳으로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첫 순례지인 영주 부석사는 원효대사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고승으로 추앙받는 의상 스님이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삼국유사’ 등 역사서에 따르면 의상 스님은 화엄사상에 통달한 위대한 사상가로서 계율을 철저히 지켰고,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 않았다. 또 평생 아미타부처님이 계신다는 서쪽을 향해 등지고 앉지 않았던 신심 깊은 수행자였으며, 제자들을 지극히 아꼈던 자상한 스승이었다.
한국 화엄사상의 종찰인 부석사는 의상 스님의 사상을 바탕으로 화엄의 세계를 건축학적으로 구현했다. 부석사의 중심전각인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은 건축미가 빼어날 뿐만 아니라 고려시대 건축으로서 부속전각인 조사당(국보 제19호)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이다. 또 무량수전에 봉안된 소조여래좌상(국보 제45호) 역시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서 석굴암 본존불의 전통을 잇고 있다. 이밖에 부석사에는 석등(국보 제17호), 조사당벽화(국보 제46호) 등을 비롯해 수많은 성보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산의 보고다. 특히 부석사는 최근 한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추진 중인 ‘한국의 전통 산사’ 중의 하나로 한국미술사를 개척한 고 최순우 선생은 부석사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이 젖고 있다. 무량수전, 안양문, 조사당, 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영주 비로사는 통일신라시대 창건된 사찰로 여기에는 9세기에 조성된 석조 비로자나·아미타불 2구가 봉안돼 있다. 이 같은 화엄의 비로자나불과 정토의 아미타불이 함께 봉안된 것이 한국화엄의 특징으로 부석사에 아미타불을 모신 의상 스님의 화엄불교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독특한 사찰이다. 또 안동 봉정사는 흔히 건축박물관으로 불리고 있을 만큼 극락전, 대웅전, 화엄강당 등 고려로부터 조선 초·중·후기에 걸친 다양한 전각들이 함께 모여 있어 우리나라 건축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봉정사 부속암자인 영산암도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매력적인 암자이다.생생한 역사와 문화의 현장에서 옛사람들의 멋과 신심을 직접 느껴보게 될 이번 성지 순례에서는 의상 스님에 의해 시작된 우리나라의 화엄불교가 어떻게 원융(圓融)을 이루어나갔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월24일 오전 7시 서울 조계사 일주문에서 출발하며, 오전 7시20분께 용인시 수지구 죽전간이정류장에서 탑승할 수도 있다. 동참금은 어른 7만원, 어린이·청소년 4만원이며, 현지참여는 4만원이다. 점심은 동참금에 포함돼 있으며, 아침에 김밥과 물, 자료집을 제공한다.
삼국유사 성지순례를 안내하는 주수완 박사는 현재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고려대와 서울대 등에서 미술사를 강의하고 있다. 다양한 답사 프로그램, 최고위과정 강연, 시민강좌 등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의 역사와 이론을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쉽고 재밌게 풀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순례문의: 02)725-7013 (동참금 입금 계좌: 농협 301-0186-6537-71 법보신문사)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94호 / 2017년 6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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