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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영상·트로트도 뛰어난 설법 되다

  • 교계
  • 입력 2017.06.02 13:17
  • 수정 2017.06.02 14:48
  • 댓글 2

조계종 교육원, 제1회 학인설법대회 성료…대상에 해인사 금후 스님

▲ 조계종 기본교육기관 학인스님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설법능력을 발휘했다.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이 6월1일 개최한 ‘제1회 학인설법대회’에서다. 청암사승가대학 명정 스님은 트로트 ‘네 박자’ 노랫말을 개사했다. ‘번뇌즉보리’를 푸는 4가지 열쇠 아(我), 공(空), 연기(緣起), 중도(中道)를 청중과 함께 부르며 설법했다.
서울 조계사에 도깨비가 등장했다.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고,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고 했다. 마음에 가득한 행복 퍼뜨리는 연등불을 소재로 한 동학사승가대학 세광 스님 설법의 끝은 “누군가의 도깨비가 누군가의 연등불이 돼달라”였다.

청암사승가대학 명정 스님은 트로트 ‘네 박자’ 노랫말을 개사했다. ‘번뇌즉보리’를 푸는 4가지 열쇠 아(我), 공(空), 연기(緣起), 중도(中道)를 청중과 함께 부르며 설법했다. 동국대 영관 스님은 출가자와 비슷한 모습으로 보냈던 어린 시절 사진과 영상으로 출가를 또 다른 효도의 길임을 부족하지 않게 설명하기도 했다.

출가인연·경험 살린 설법
심사위원·청중공감단 감동
다양한 아이디어로 ‘호응’
대상에 해인사 금후 스님

▲ 동학사 승가대학 세광 스님이 보조출연자의 연기를 설법에 활용하고 있다.
조계종 기본교육기관 학인스님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설법능력을 발휘했다.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이 6월1일 개최한 ‘제1회 학인설법대회’에서다. 예선을 통과한 12팀이 본선인 조계사 특설무대에 올랐다. 준비된 의자 800석에 착석한 청중은 물론 오가는 사부대중까지 1000여명이 설법을 지켜봤다.

원로의원 월탄, 암도, 설정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중앙종회의장 원행, 교육원장 현응, 포교원장 지홍 스님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교육원 교육위원장 종호, 중앙승가대 대학원장 보각, 정각사 주지 정목 스님과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박웅현 광고기획자가 심사위원으로 자리했다.

▲ 조계종 제1회 학인설법대회 본선무대에 오른 학인스님들.
“설법이 바로 법의 씨다. 학인스님들이 제2의 부루나존자가 되어 중생의 이익을 위해 법을 설파해달라”는 자승 스님 당부로 설법대회 문이 열렸다. 중앙승가대 학현·선오 스님을 시작으로 명정(청암사), 일광·용인(동국대), 도원(운문사), 영관(동국대), 현수(중앙승가대), 선경(운문사), 도안(운문사), 휴정(운문사), 세광(동학사), 금후(해인사), 유정(해인사) 스님이 차례로 설법했다.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무대 뒤 모니터에는 애니메이션부터 각종 사진자료와 일러스트 곁들인 자막으로 청중들 시선을 끌었다. 보조 출연자가 나와 마임연기로 돕기도 했으며 고목이 등장하기도 했다. 게송, 경전독송, 노래 등을 청중과 함께 호흡하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특히 각 주제에 맞게 출가인연과 부처님 가르침에 감동받았던 사연 등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설법이 청중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 공주 동학사 승가대학은 열띤 응원으로 단체상을 수상했다.
각종 응원도구도 설법대회 분위기를 띄웠다. 운문사는 ‘운문의 설법은 모두의 마음을 울린다’ ‘귀 있는 자 모두 들으시오’가 적힌 펼침막을 들었고, 중앙승가대 역시 큰 손펼침막으로 도반들을 응원했다. 동학사는 밀짚모자 위에 ‘동’ ‘학’ ‘사’ ‘최’ ‘고’ 한 글자씩 붙이고 직접 준비한 나무토막으로 박수치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심사위원 5명은 이색적인 풍경에 응원을 보냈다. 박웅현 광고기획자는 “아이돌 스타 공연장 느낌도 났고 유쾌한 경험이었다”며 “속세에 머무는 제게도 설법이 잘 들렸다”고 평했다. 격려가 이어졌다. 종호 스님은 “한마디로 자랑스럽다. 학인스님들에게서 한국불교 미래가 보인다”고 했고, 정목 스님도 “출가 초발심을 느꼈다. 바로 세상에 나가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요청도 있었다. 보각 스님은 “부처님의 45년 간 설법을 했기에 불교가 존재한다. 이 땅에 부처님 가르침을 전해달라”고 했고, 이기흥 중앙신도회장도 “재가자도 알아듣기 쉽게 말씀했다. 설법으로 세상에 연꽃을 피워달라”고 했다.

▲ 심사위원을 비롯한 청중공감단 등 사부대중 모두 재치 있고 창의적인 학인스님들 설법에 웃으며 공감했다.
심사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심사위원단 점수 50%, 청중공감단 점수 50%를 더했다. 교역직 종무원과 포교사단, 국제포교사회, 어린이청소년법회 실무자, 대불련, 대불청, 교계 기자 등 80명으로 구성된 청중공감단은 버튼을 사용한 현장 투표 시스템으로 즉석 평가했다.

심사결과 해인사 금후 스님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님은 ‘스님인 척 연기하다’를 주제로 예비출가자를 대상으로 설법했다. 울림 있는 목소리와 출가당시와 행자시절 사진을 활용했고, 재치와 입담이 빛났던 설법이었다. 시종일관 웃음과 박수를 받으며 사부대중 관심을 설법으로 끌어들였다.

▲ 첫 학인설법대회 대상은 해인사 승가대학 금후 스님에게 돌아갔다.
금후 스님은 청중공감단 현장투표에서도 최고점인 98.8점을 받았다. 세광 스님(98.3점)과 영관 스님(95.8점)도 청중공감단 평점 순위와 크게 다르지 않게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단체상은 응원전을 압도한 동학사에게 돌아갔다.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은 “어두운 밀실에 보배가 있더라도 등불이 없다면 볼 수 없고, 부처님 법 아무리 훌륭해도 설법하는 사람 없다면 진리를 알 수 없다”며 “불제자들이 소중한 진리를 전하지 않았기에 한국불교가 위축됐다. 이런 대회는 한달에 3~4번 열려야 불교미래가 있다”고 총평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94호 / 2017년 6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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