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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달마불교, 흥미로운 과학의 세계로 보다

  • 불서
  • 입력 2017.06.05 14:33
  • 수정 2017.06.05 17:39
  • 댓글 1

‘과학의 불교’ / 사사키 시즈카 지음·법장 스님 옮김 / 모과나무

▲ ‘과학의 불교’
오랜 세월 나누고 또 나누기를 반복하며 다양한 학문 영역을 창조해내던 학계가 학제를 넘나들며 이웃 학문을 탐구하고 이해하려 노력하기 시작한 이래로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나아가 사회 각 분야에서도 영역간 공고하던 울타리를 걷어내고 자유롭게 왕래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식의 통합으로 일컬어지는 ‘통섭 (統攝, Consilience)’이다.

불교 교단사·계율 연구의 석학
사사키 시즈카 교수가 천착해
과학과 불교의 통섭 이룬 결과

아비달마코사 변역인 ‘구사론’
법칙성 중심한 과학으로 설명

무상과 무아·업과 윤회 등 불교
근본 교리도 과학적으로 접근

아비달마 불교철학·‘구사론’에
한 발 쉽게 다가설 계기 기대

불교에서는 이미 ‘큰 줄기를 잡다’는 뜻으로 사용되어 온 통섭은 최근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고자 하는 통합 학문이론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날엔 한 분야의 학문에서 다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다른 분야의 학문으로 보충하거나 비유해서 설명함으로써 전달력을 배가하는 데 있어서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불교와 과학 역시 전혀 다른 듯하면서도 상호 보완하고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학문이 됐다. 특히 불교의 가르침은 과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그 증거능력을 더욱 확고히 하며 ‘불교는 과학적인 종교’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될 정도다. 이 책 ‘과학의 불교’는 그런 측면에서 또 다른 통섭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과학의 불교’는 세계적으로 불교 교단사 및 계율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사사키 시즈카(하나조노대 불교학과) 교수가 공학을 전공하면서 가졌던 의문을 아비달마불교를 연구하면서 풀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따라서 책은 아비달마불교의 과학적 세계관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불교는 이 세상과 우주를 어떻게 보았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해, 아비달마불교에서 보는 현대과학과 통하면서도 현대과학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형성된 흥미로운 세상을 소개하고 있다. 그 속에서 불교적 세계관이 무엇인지, 그 세계관이 어떤 이유로 구축되었는지를 밝힌다.

▲ 사사키 시즈카 교수가 과학적 해설을 통해 아비달마불교로 불리는 ‘구사론’을 재미있게 설명한 ‘과학의 불교’가 한국 최초로 번역 출판됐다.

아비달마불교는 ‘아함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체계적 불교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완성된 형태로 남긴 책이 ‘아비달마코사’다. 이는 ‘아비달마창고’라는 뜻으로, 동아시아에서 ‘구사론’으로 불린다. ‘구사론’의 목적은 불교수행자에게 바른 깨달음의 길을 알려주는 데 있다. 저자는 이 ‘구사론’을 오직 법칙성을 중심으로 한 과학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례로 번뇌를 끊는 법을 “잘못된 견해의 대표적인 것이 유신견(나라는 존재는 틀림없이 실재하고 있다는 착각)이다. 따라서 그러한 번뇌를 끌 때에는 소켓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소켓 구조를 개조하여 ‘잘못된 견해’라는 불빛이 켜지지 않도록 바꿔버려야 한다”며 이해하기 쉬운 구조로 설명하는 식이다.

어렵게 보일 수 있는 ‘구사론’의 세계상을 지금의 언어로 소개하며 물질, 정신, 에너지, 시간, 인간관계라고 하는 다양한 개념이 유기적으로 이어진 아비달마불교가 보는 세계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음의 산을 등반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느끼게 해준다.

또한 불교의 근본교리에서 말하는 무상과 무아, 업과 윤회, 물질의 존재방식과 그것을 인식하는 우리 마음의 변화 등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여기서 저자는 자신의 방황과 번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설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수행에 관한 부분은 다음 저서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밝힌 저자는 ‘구사론’을 자료로 아비달마 불교철학이 생각하는 세계의 형태를 설명하면서 불교가 가진 지적인 측면의 재미를 펼쳐 보이고 있다. 아비달마 불교철학과 ‘구사론’에 한 발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1만6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94호 / 2017년 6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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