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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망어’의 업과 대규환지옥

기자명 김성순

진실 알면서 말하지 않는게 망어
규환지옥보다 훨씬 더 큰 지옥고

이번호부터는 8대 근본지옥 중 다섯 번째인 대규환(大叫喚)지옥을 돌아보게 된다. 일단 그 명칭에서 규환지옥보다 큰 지옥이니, 겪게 될 고통도 더 크리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자신과 남을 속이는 거짓된 말
온갖 나쁜 것은 망어에서 비롯
자기 선근까지 무너뜨리는 행위
세간의 악 키우는 죄업 초래해

‘왕생요집’에서는 이 대규환지옥이라는 곳은 규환지옥의 아래에 있으며, 가로세로의 크기가 규환지옥과 같고, 고통 받는 모습도 같은데 다만 앞의 네 근본지옥과 그에 딸린 16별처지옥의 모든 고통을 10배로 받는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세계의 800년이 화락천의 하루가 되고, 화락천의 수명인 8000년이 이 대규환지옥의 하루이며, 대규환지옥의 수명은 8000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과보로 인해 이 대규환지옥에 떨어지게 되는 것일까? ‘정법념처경’에 따르면 이 대규환지옥의 업인은 이전의 네 가지 근본지옥에 해당되는 살생, 도둑질, 삿된 행, 음주 외에 망어가 추가된다. 따라서 대규환지옥과 그에 부속된 16 별처지옥에서는 망어와 관련된 온갖 죄업과 그 과보로 인한 온갖 고통상이 설해지게 될 것이다.

‘정법념처경’에서는 망어에 대해 “가장 큰 악을 기르고 충족시키는 것으로서, 모든 선한 이들이 미워하는 것이며, 모든 나쁜 것이 나오게 되는 문”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망어’에도 그 의도와 결과가 다양하지 않을까? 중생을 대규환지옥으로 이끄는 ‘망어’란 어떤 차원의 것인지 지금부터 알아보기로 하겠다.

첫째, 마음속으로는 진실을 알면서 입으로 바로 말하지 않는 것을 ‘망어’라고 한다. 스스로 정직하다고 말하면서도, 재물이나, 지인의 편을 들기 위해서, 또는 탐욕으로 인해 진실을 속이고 자신의 양심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둘째, 자신의 상황과 입장에 따라 다른 말을 하는 것으로서, 이는 그 상황에 연루된 이들 각각에게 죄를 짓는 것이 된다. 더군다나 그 망어로 인해 연루된 이들이 처벌을 받게 되거나, 억울하고 두려운 삶을 살게 된다면 그 죄업이 더욱 커지게 된다. 결국 망어는 자신과 남을 속이는 거짓말로서, 그 거짓말로 인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자신의 선근까지 무너뜨리고, 세간의 악을 키우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죄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망어의 과보로 인해 대규환지옥으로 떨어지게 되는 죄인은 어떠한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망어는 입으로 짓게 되는 죄업이므로 가장 먼저 혀에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옥졸이 길게 뽑힌 죄인의 혓바닥에 뜨거운 쇳물을 들이부으면 바로 뜨거운 부리를 가진 벌레가 생겨나는데, 그 벌레들은 다시 죄인의 혀를 갉아먹게 된다. 문제는 그 고통을 당하는 죄인이 아무리 애를 써도 다시 그 혀를 입속으로 집어넣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규환지옥 죄인들의 입속에는 퇴충(堆?)이라는 벌레가 있어서 이를 뽑아내고, 악업의 바람이 불면 잇몸이 모래처럼 부서지게 되며, 뜨거운 칼바람이 목구멍을 깎아내고, 불꽃의 부리를 가진 쇠벌레가 심장을 파먹는다.

또한 거짓말 하는 이들은 그 악업 때문에 몸속에 불타는 부리를 가진 벌레가 생겨서 몸을 파먹는 까닭에 위급한 병이 생기고, 옥졸이 쫓아다니며 불타는 쇠톱으로 몸을 켜기 때문에 늘 안팎의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정법념처경’에서 나와 남을 속이지 말고,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설하는 불타의 게송 중에 두 구절을 적어 본다.

‘누구나 사람으로 태어날 때
그 입 안에 커다란 도끼 있어
제 몸을 능히 베나니
그것은 바로 거짓말이다.’

‘부모도 재물도 아니요
벗이나 친한 사람도 아니다.
능히 저승에서 구호하는 것
오직 진실한 말이 구할 수 있다.’

김성순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shui1@naver.com 

[1394호 / 2017년 6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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