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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차단타 자타카-중

출라수밧다 코끼리의 복수심

▲ 인도 산치(Sanchi) 대탑 서쪽 탑문의 차단타 자타카(Chaddanta Jātaka).

차단타 자타카는 인도불교의 초창기부터 매우 잘 알려진 자타카로 판단된다. 산치대탑의 경우 남쪽 서쪽 북쪽 탑문 모두에서 이 6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가 등장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차단타 자타카를 표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지만 몇몇 탑문 부조의 경우 차단타 자타카가 거의 확실하다. 산치 서쪽탑문 바깥쪽 부조의 경우 중앙의 거대한 니그로다 나무를 중심으로 좌우에 많은 코끼리들이 조각되어 있으며 전생의 부처님인 6개의 상아를 가지고 태어난 흰 코끼리는 양쪽에 각각 나타나고 있다.

차단타왕의 두 번째 왕비
첫 부인에 대한 질투심이
왕에 대한 미움으로 발전

옛날 히말라야의 차단타 호수 서쪽 편에 황금동굴이 있었다. 이곳에는 8000마리의 성스러운 코끼리들이 살고 있었는데, 부처님께서는 이 코끼리 무리의 왕의 아들로 태어나셨다. 순백의 피부에 6가지 영롱한 빛깔로 빛나는 6개의 상아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차단타라고 불렸다. 차단타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코끼리 무리의 왕이 되었고 마하수밧다(Mahā Subha dda)와 출라수밧다(Culla Subhadda)를 왕비로 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무더운 계절이 오면 코끼리 무리는 호수의 북동쪽에 있는 거대한 니그로다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 그런데 하루는 니그로다 나무 근처에 있는 사라수 나무에 아름다운 꽃이 가득 피어났다. 차단타왕은 코끼리 무리를 이끌고 사라수 나무쪽으로 이동했는데 실수로 왕의 이마가 사라수 나무의 가지에 부딪혔다. 사라수 나무가 크게 흔들리면서 출라수밧다 코끼리 쪽에는 나뭇가지와 썩은 잎들과 붉은 개미들이 떨어졌고 마하수밧다 쪽에는 꽃과 푸른 잎들과 꽃가루들이 떨어졌다. 출라수밧다는 자신이 많은 코끼리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녀에게는 꽃과 잎과 꽃가루를 흩날리게 하고, 나에게는 가지와 낙엽과 붉은 개미들을 흩날리게 하다니…, 분명 차단타왕은 마하수밧다를 더 좋아함에 틀림이 없다’라고 생각하면서 질투심에 불타올라 ‘그에게 꼭 복수하고 말리라’고 다짐했다. 

코끼리 무리가 살고 있는 차단타 호수 근처에는 500명의 출가수행자들이 머무르고 있었다. 차단타왕은 종종 코끼리무리를 이끌고 이들 출가수행자들에게 와서 과일즙으로 맛을 낸 연꽃 봉우리를 공양으로 올려서 공덕을 쌓았다. 마하수밧다에 대한 질투와 차단타왕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 찼던 출라수밧다는 잘 익은 과일들을 준비해서 출가수행자들에게 공양으로 올리면서 이 공덕으로 자신이 다음 생에 공주로 태어나서 바라나시의 왕과 결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그 후 출라수밧다는 곡기를 끊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끼리로서의 생을 마감한 후 마다(Madda)족 왕의 딸로서 다시 태어났다. 그녀는 수밧다(Subhadda)란 이름의 아름다운 공주로 성장했고 바라나시의 왕과 결혼해서 첫 번째 왕비가 되었다. 문득 그녀는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게 되었고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졌으며 이제 복수할 준비가 다 되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녀는 온몸에 오일을 바르고 흙이 묻은 옷을 입고 침대에 누워서 매우 아픈 척을 했다. 왕비가 아프다는 소식에 급히 찾아온 왕에게 그녀는 흐느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94호 / 2017년 6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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