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불교원전 연구 분야 개척
빈소는 현대아산병원 장례식장
고 원의범 교수는 1943년 혜화전문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했으며, 1962년 서울대 종교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65년부터 이듬해까지 근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인도국비장학생에 선발돼 인도 바라나시힌두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 및 산스크리트대학 연구생으로 활동했다. 1950년대 초 오대산 월정사 강원의 강사로 지낼 때 당시 주지였던 구산 스님과 교류, 국내에 팔리어를 처음 보급하기도 했다.
인도철학은 물론 불교인식학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는 고인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후학들을 양성했으며, ‘불교인식논리학’, ‘불교와 현대사상’, ‘인도철학사상’, ‘불타의 말씀(수따니빠타)’, ‘현대불교사상’, ‘A History of Korean Buddist Culture and Some Essays’ 등 저술과 논문을 남겼다. 또 몇 해 전에는 컴퓨터로 그린 85편의 그림과 구십 평생 살아온 삶의 철학과 걸어온 학문의 길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시가 담긴 ‘사람은 생각실린 구름’ 등을 펴내기도 했다.
김성철 동국대 교수는 “원 교수님은 우리 불교학계에서 인도 원전 연구를 개척한 선각자”라며 “학자로서도 훌륭하시고 제자들에게 늘 자상하신 스승이셨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95호 / 2017년 6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