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시대 불상 누가 왜 만들었을까?

  • 불서
  • 입력 2017.06.12 15:04
  • 수정 2017.06.12 15:06
  • 댓글 0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기록 연구’ / 유근자 지음 / 불광출판사

▲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기록 연구’
“아미타불은 이 사바세계에서 중생을 고뇌에서 벗어나게 하는 인연이 있어… 관음보살은 괴로움을 구제해달라는 소리를 듣고 중생의 고뇌를 속히 구제한다. 지장보살은 항상 명간, 죽은 사람의 영혼이 도달하는 곳에 있으면서 중생을 괴로움에서 구제해 낸다. 이 삼존의 위엄과 덕행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빈도가 삼존의 상을 조성하려 했으나 힘이 미약하여 실행에 옮기기 어려웠다. 널리 존귀한 사람과 미천한 사람들에게 고하여 그들의 도움으로 열반의 아름다운 뿌리를 심어서 다행스럽다.”

영주 흑석사 아미타불상 조성을 위한 권선문 내용이다. 금성대군을 아들처럼 보살폈던 태종의 후궁 의빈 권 씨가 주도해 만든 아미타삼존상으로, 애초 불상 조성이 여의치 못했던 듯하다.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불상이 조성됐음을 알리는 내용이 당시 상황을 유추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단종과 단종 복위운동을 도모했던 금성대군의 명복을 빌기 위해 조성된 이 불상은 조성 당시 아미타불·관음보살·지장보살로 구성된 아미타삼존상이었으나, 지금은 아미타불상만 남아 있다. 

이 불상은 1457년 세조에 의해 처형된 단종과 금성대군을 위해 1주기가 되는 1458년에 조성됐다. 그런데 이 불상을 누가, 언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는 어떤 경로를 통해 알려지게 됐을까. 그 답은 ‘복장기록’에 있다. 복장기록에는 불상의 명칭, 조성 연대, 봉안 장소, 불상을 만든 장인, 조성에 참여한 사람과 신분, 조성 배경 등이 자세하게 쓰여 있다. 때문에 복장기록은 종교적 가치뿐 아니라 당대 문화적 배경과 사상을 정확히 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가 된다.

 
▲ 조선시대 불상 300기의 복장기록을 확인해 밝힌 복장기록 연구 성과가 한 권 책으로 탄생했다. 사진은 영주 흑석사 아미타불상과 조성 보권문이다.

그리고 석가여래 열반 후 사리를 봉안한 불탑을 조성한 것처럼, 불상을 조성한 후 복장 의식을 통해 불상은 생명력을 갖게 되면서 신상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불상의 복장물은 그 자체로 신앙의 대상이 되고, 경전을 포함한 기타 여러 유물과 발원문, 조성기 등은 불상 조성 경위와 시기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된다.

이 책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기록 연구’는 유근자 박사가 2010년부터 1차 연구의 토대를 쌓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돌입해 일궈낸 오랜 연구의 결실이다. 그 결과 조선시대 불상 300기의 복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의 노력 덕분에 조선시대 불상 조성기를 통해 불상 연구의 기초가 마련됐다. 또한 조선 건국과 함께 펼쳐진 억불숭유의 정책 아래 왕실 중심에서 수행자와 서민으로 이어지는 조선불교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는 등 조선불교사 연구의 외연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3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95호 / 2017년 6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