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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승단 없던 티베트 불교도 변화 흐름”

  • 교계
  • 입력 2017.06.16 19:41
  • 수정 2017.06.16 19:43
  • 댓글 2

이종복 美스턱턴대 교수, 성불연대 첫 성평등강좌서

 
“티베트 불교에서 여성들은 스님이 될 수 없습니다. 비구니 계단이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남성 수행자에게만 허용됐던 최고학위인 ‘게쉐’를 여성에게도 부여하는 등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종복 미국 스턱턴대 교수가 6월14일 열린 ‘티벳불교와 여성’을 주제 강좌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이날 강좌는 성평등불교연대 출범 후 처음으로 진행한 성평등 프로그램으로, ‘불교 성평등을 찾아서-한국에서 티베트까지’를 주제로 5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이종복 교수는 이날 한 시간 가량 티벳불교 내 여성의 위치와 변화 등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 교수는 특히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티베트 불교의 현주소는 비구니계단의 부존재로 인해 비구승가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작 현실을 보면 티베트 사원의 험한 일들은 모두 여성, 특히 사미니가 맡아 일하고 있어, 누군가 성불을 한다면 바로 이분들이 먼저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티베트 불교 내 여성지위는 제도적 한계에 부딪쳐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동시에 최근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변화 흐름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1970년대 달라이라마가 비구니승가에 관심을 가지면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 후 서서히 변화가 드러나고 있다”며 “특히 원칙적으로 비구니는 비구니로부터 계를 받아야 하지만, 비구니도 비구에게 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조금씩 공감을 얻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실제 지난 2015년 비구니계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서 비구니계단 설립이 논의되기도 했으며, 중국과 한국의 비구니 승가에 대한 연구 및 비구니 계율을 번역하는 작도 진행 중이다. 티베트 불교 내 비구니승가의 실현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변화들이다. 

이 교수는 이어 지난해 티베트에서 남성 수행자에게만 수여됐던 ‘게쉐’를 처음으로 여성에게 부여한 사례도 제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게쉐’는 교육을 담당할 자격을 갖춘 스승으로 인정된다. 때문에 ‘게쉐’가 있는 사찰은 교육기관이 될 뿐 아니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전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이 교수는 “‘게쉐’를 부여받은 여성이 나왔다는 것은 향후 티베트 불교 내 여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성평등불교연대는 7월12일 서울 불교여성개발원 지혜실에서 동국대 불교학과 명예교수 해주 스님의 ‘화엄사상과 여성’ 주제 강의에 이어 9월13일 조승미 동국대 불교학 박사의 ‘동아시아의 불교 여성’, 10월11일 인도 뿌네대학 철학박사 선일 스님의 ‘초기불교와 성평등’, 11월8일 조계종 노동위원 효록 스님의 ‘섹슈얼리티와 불교’ 주제 강의를 진행한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96호 / 2017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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