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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식의 고려 수월관음도 일본서 발견

  • 성보
  • 입력 2017.06.19 14:46
  • 수정 2017.06.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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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향해 반가부좌하지 않고
정면 바라보며 왼발 늘어뜨려
윗부분에 부처님 세 분 그리고
‘법화경’ 내용 구체적으로 표현

▲ 동국대는 “정우택 미술사학과 교수가 개교 111주년 기념사업회 후원으로 일본지역 한국불교미술품 조사연구를 시행하던 중 새로운 형식의 고려 수월관음도를 발견했다”고 6월19일 밝혔다.
정면을 향한 상체와 세 개의 둥근 원 안에 앉은 부처님들. 기존 구도와는 전혀 다른 파격적 형식의 고려 수월관음도가 일본에서 발견됐다.

동국대(총장 보광 스님)는 “정우택 미술사학과 교수가 개교 111주년 기념사업회 후원으로 일본지역 한국불교미술품 조사연구를 시행하던 중 새로운 형식의 고려 수월관음도를 발견했다”고 6월19일 밝혔다. 이는 일본 요코하마의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소장자의 부친이 수집한 불화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의 고려 수월관음도들은 정형화된 형식을 보여주고 있었다. 관음보살이 오른쪽 측면을 향하고 반가한 자세로 바위 위에 앉아있으며, 오른손 앞에는 버드나무 가지가 꽂힌 정병이 놓여 있다. 화면 아래에는 왼쪽 발을 꿇고 합장한 자세의 선재동자가, 만개하여 화려하게 보이는 꽃다발과 연봉오리 그리고 많은 산호가 적절하게 배치, 표현돼 있다. 이러한 구성이 고려의 가장 일반적인 수월관음도로 40여점 가량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고려 수월관음도는 자세와 모티프가 통례의 고려 수월관음도와는 다르다. 동국대에 따르면 관음보살이 유일하게 유희좌를 하고 있는 최초의 고려불화다. 기존 관음보살도는 측면을 향한 반가좌이거나 가부좌인데 반해 이 그림의 관음보살은 얼굴과 상체가 정면을 화면을 향하고 왼발을 아래로 내려뜨린 유희좌다.

또한 화면 아래에 ‘법화경’의 ‘관세음보살보문품’ 내용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 기존 고려불화 가운데 관세음보살보문품이 그려진 사례는 두 작품이 있으나, 하나는 금선묘로 작게 그려져 있고 다른 하나는 간략하면서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 그림은 변상 장면을 회화 작품 보듯 정확하게 그렸을뿐더러 인물들의 복식은 당시 고려인들의 모습으로 짐작된다는 점에서 복식사 연구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화면 상부에 세 구의 화불이 표현돼 있는 것도 이례적이다. 현존하는 고려 수월관음도 40여점 가운데 이처럼 화불이 표현된 경우는 없었다는 게 동국대 측의 설명이다. 세 구의 화불이 표현된 경우는 관음, 지장보살이 나란히 그려진 고려 14세기 ‘관음지장보살병립도’ 한 점이 알려져 있으나 수월관음도의 경우는 최초라는 것이다.

이 밖에 정병이 화면을 향하여 오른쪽에 배치돼 있고 반대쪽에 꽃이 가득 담긴 화반이 놓여 있는 점, 두 마리의 새가 표현되어 있는 점 등도 기존 고려 수월관음도와는 다른 구도로 꼽힌다.

제작시기는 금니선의 유연성이 부족하고 마엽문이 두드러지고 있기는 하지만 채색 방법과 묘법, 특히 형상에 이지러짐 없이 매우 정확해 14세기 중반 이후로 추정되고 있다.

정우택 동국대 박물관장은 “색상이 부드럽고 깊이가 있다”며 “정병 등에서 일부 안료가 떨어져 나갔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고려 불화를 대표할 만하다”고 밝혔다. 정 관장은 6월24일 오후 2시 동국대 문화관 1층 덕암세미나실에서 열리는 제69회 동악미술사학회에서 이번에 발견한 수월관음도에 대한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97호 / 2017년 6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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