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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화장세계 장엄하는 깨달음 꽃”

  • 불서
  • 입력 2017.06.26 16:12
  • 수정 2017.06.26 16:21
  • 댓글 1

‘원욱 스님의 나를 바꾸는 화엄경’ / 원욱 스님 지음 / 민족사

▲ ‘원욱 스님의 나를 바꾸는 화엄경’
역사적으로 한국불교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경전을 꼽으라면 단연 ‘화엄경’이다. 삼국시대에 유입된 ‘화엄경’은 화엄학을 일으키고, 화엄선이 된 이후 모든 수행의 근본이 되었다. 한중일 삼국이 대승불교를 표방하며 같은 뿌리를 이루고 있지만 중국이 ‘원각경’과 ‘능엄경’에 집중하고 일본이 ‘법화경’에 골몰했다면 한국은 ‘화엄경’이 만개한 나라였다.

수많은 사상 집약한 ‘화엄경’
현대인들 눈 높이 맞춰 풀이
매일 독송으로 병 이긴 저자
“보살 삶 서원하고 실천” 당부

그러나 ‘화엄경’은 내용이 방대하고 난해해서 배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화엄교학은 오랫동안 귀족불교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기층 민중들인 재가불자들이 쉽게 접하고 배우기가 그만큼 어려웠다. 그러나 사람들의 지적 수준이 높아지고, 지식의 평등이 이뤄진 오늘날 ‘화엄경’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불자들뿐만 아니다. 철학이나 과학 등 다른 영역에서도 ‘화엄경’의 영향은 지대하다. ‘화엄경’이 경전의 영역을 넘어서, 새로운 철학적 논거를 제시하고, 우주의 생성원리를 비롯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무한한 영감을 주는 것은 물론 신소재의 개발에 대한 이론적 토대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화엄경’은 대승경전의 꽃이라는 찬사와 함께 인류가 쌓아올린 지적유산의 최고봉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책은 경전 중에서 가장 방대하고 수많은 사상과 철학·학문이 집약돼 이해하기 어려운 ‘화엄경’을 현대적인 언어를 사용, 시대의 눈높이 맞춰 풀이한 책이다.

저자 원욱 스님은 20년 전 암이라는 힘든 병마와 싸워야했다. 스님은 이 모든 시련을 '화엄경'을 통해 극복했다. 아픈 몸을 이끌면서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치열하게 ‘화엄경’을 독송했으며 그 결과 암 극복을 넘어 몸과 마음을 감싸고 있던 과거의 경계까지 털어낼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듯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다. 이후로 스님은 ‘화엄경’의 가르침을 따라 살고자 서원했고 또 그렇게 살고 있다.

책은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서울 목동 반야사에서 ‘화엄경 천일 사경기도’를 하면서 신도들에게 설했던 강의록과 2016년 불교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던 ‘나를 바꾸는 화엄경’의 내용을 정리해 엮어낸 것이다.

‘화엄경’은 깨달음을 이룬 후 삼매에 든 부처님의 광명을 통해 보살들이 깨달음의 세계를 체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현대적인 감각과 시각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홀로그램’이나 ‘아바타’ ‘블랙홀’ 등의 용어는 물론이고 우주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론을 영화와 다큐로 보여줬던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등의 내용도 등장한다.

‘화엄경’은 깨달음의 세계를 먼저 보여준 뒤 보살이 성불해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이후 중생들이 깨달음의 길로 향하도록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때문에 경전의 핵심은 가장 마지막 장, 즉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 깨달음의 길을 묻는 ‘입법계품’과 보현보살이 보살행을 위해 세운 10가지 행원을 담은 ‘보현행원품’에 있다.

그래서 스님은 “화엄경의 결론은 보살행”이라고 말한다. ‘화엄경’을 읽고 배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 보살의 삶을 서원하고 부처의 안목으로 세상을 볼 때 ‘화엄경’에서 말하는 화장세계는 이상향이 아닌, 이 세상 자체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책은 바로 그 지점을 향해 독자들을 몰아세우고 있다. 2만3000원.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397호 / 2017년 6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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