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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아 강북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하

부처님 테두리 안이면 어떤 길이든 매진할 것

 
1998년 10명의 멤버와 함께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 개관을 준비했다. 건물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 장애인 이용자들이 가장 편하게 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건물의 구조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건축상 변경하기 어려운 곳은 일일이 동선을 확인하며 칸막이 등을 사용해 공간을 마련했다. 커튼 색과 식판의 모양부터 운영프로그램까지 함께 논의하며 장애인 이용자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그렇게 1998년 4월 불교계 최초 장애인 복지관이 개관됐다.

지속적인 노력 성과로 나타나
조계사서 명상으로 하루 정리

사회복지가 처음인 만큼 ‘모른다’를 전제로 무엇이든 배우려고 했다. 근무시간에는 어떻게 하면 장애인 이용자분들이 더욱 편안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면, 근무가 끝난 후에는 근무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퇴근 후에는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실무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수강했다. 복지관련 강의, 오피스 실무 강의 등등을 들으며 매순간 배움을 놓지 않았다.

복지관에서 처음 맡은 일은 회계였다. 사회복지에 더해 회계공부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기 보다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배움이라는 생각에 즐겁게 공부했다. 그 다음에 맡은 일은 장애인직업재활. 이번엔 복지관의 정체성과 관련이 깊은 분야라 더욱 애정을 갖고 공부했다. 자발적으로 쏟은 애정은 복지관의 성과로도 나타났다. 장애인복지계의 후발주자였던 강북장애인복지관은 2002년 ‘서울시민 장애인복지관 분야 이용자만족도 조사’ 1위에 선정됐다. 이어 2003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장애인 직업재활센터 평가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등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내고 있었다.

이러한 성과는 직원들의 열정으로 만들어 낸 것임을 분명히 안다. 근속률이 높지 않은 복지계에서 강북장애인복지관 직원들의 근속률은 타기관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근속률이 높은만큼 조직에 대한 이해가 높은 직원들이 장애인 이용자분들의 욕구에 맞게 지원을 하고 있다. 이제 이런 후배들에게 선배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소소한 일들은 눈에 띄지 않게 해결하는 것도 작은 재미다.

▲ 박은아 사무국장의 버킷리스트. 이미 이루어진 것도,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공존하는 이 리스트는 일상에 지쳐있을 때 나아갈 곳을 보여주는 지도이기도 하다.

퇴근 길에는 조계사에 들러 명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대웅전에 앉아 뉘엿뉘엿 해가 지는 것을 잠시 바라볼 때 먹고 살기 위해서 엄청난 투자를 하지만, 사실 나는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임이 돌아봐진다. 그저 부처님 테두리 안에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예기치 않게 시작된 인연이 오래 이어져 지금까지도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인 이용자분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복지에 관심이 없었지만 재미있게 일해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 싫증을 잘내는 성향에 비추어 볼 때 한 기관에서 20년 가까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라곤 한다.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은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왔다고 자부한다. 내가 그 구성원의 한 명이라는 것이 정말 든든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부처님이 앞으로 또 어떤 길을 보여주실지 모르지만 어떤 길이든 부처님 테두리 안에 있음을 믿고 정진해 나갈 것이다.

정리=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97호 / 2017년 6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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