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스님들의 상당수는 차기 총무원장이 우선적으로 갖춰야 덕목으로 도덕성을 꼽았다. 총무원장의 도덕성은 종단의 위상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승가로서의 위의를 훼손하는 범계행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후보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는 그동안 일부스님들의 범계문제가 불거지면서 종단이 큰 혼란을 겪은 것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기도 하다.

일부스님들 범계행위로
종단 혼란·피로감 확산
도덕성 검증 강화하고
행정 능력도 평가해야

실제 지난 2014년 총장 선출논란 과정에서 동국대 이사들의 과거 범계의혹이 제기돼 큰 논란을 빚었다. 여기에 용주사 주지스님의 은처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종단 혼란은 더욱 확산됐다. 일부스님들의 범계의혹임에도 종단스님들 전체의 문제로 비화되면서 종단 위상이 급격히 실추됐고, 스님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곱지 않다. 따라서 차기 총무원장에게 도덕적 흠결이 있을 경우 종단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이런 까닭에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덕성과 함께 차기 총무원장은 행정업무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총무원장은 종단의 행정수반으로 꼽힌다. 특히 총무원장은 총무원 산하의 7개 부실을 관장하고 종단 산하 각종 기관의 당연직 대표를 맡고 있다. 행정능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종무행정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뿐만 아니라 조계종이 정부와 유관기관을 상대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사회적 흐름을 읽고 종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검토해 적절한 결정을 해야 할 때도 많다. 따라서 총무원장의 행정능력은 도덕성만큼이나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다.

중앙종회 한 종책모임의 종책위원장은 “원칙적으로 종정스님은 종교적 이미지를 상징하고 총무원장은 종단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재 조계종은 총무원장에게 이 모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총무원장에 대한 검증기준은 얼마만큼의 행정능력을 갖췄느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차기 총무원장에게 요구되는 덕목 가운데 하나는 종단운영과 관련해 ‘후보자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느냐’이다. 총무원장의 임기는 4년. 승가교육과 포교 등 종단의 백년대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 4년 내내 현안에 매몰되고, 종단도 침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기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가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느냐도 중요한 검증 항목 가운데 하나다.

이밖에 종단화합을 위한 포용력과 대사회적 자비행 등도 차기 총무원장이 겸비해야 할 덕목을 꼽히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98호 / 2017년 7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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