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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상행(劍刀上行)

탈원전은 시대 흐름이다

대통령이 6월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탈원전’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 여야는 물론 학계와 시민단체, 산업계 전반에서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반대론자들을 중심으로 전기수급 차질에 따른 전기세 폭등 주장도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억측이다. 탈원전을 선언했다고 해서 모든 원전이 당장 폐쇄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설공정이 마무리 된 신한울 원전 1·2호기가 차례로 가동될 예정이어서 전기수급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고 보기 어렵다.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은 위험한 원전정책을 폐기하고 태양열이나 풍력, 조력 등을 이용한 친환경 대체에너지 생산을 점차 늘려가겠다는 에너지정책의 전환을 의미한다.

탈원전은 현재 세계적 추세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발전량의 75%가량을 원전에 의지했던 프랑스는 2026년까지 50%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스위스도 풍력과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새로운 법안을 마련했고, 영국은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량을 40%선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독일은 2011년 원전 완전폐쇄를 확정한 이후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차례로 없애기로 했다. 특히 독일은 적극적 탈원전 정책 덕분에 2000년대 한국과 비슷한 30%대의 원전비율이 현재는 13%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신 6%정도에 불과했던 대체에너지 비율은 현재 30%선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 체르노빌 사건이나 일본 후쿠시마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원전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재앙이 되기 쉽다. 우리나라는 고리와 월성이라는 특정 지역에 원전이 밀집해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 지역을 중심으로 지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 국민적인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선어록에 ‘검도상행(劍刀上行) 빙능상주(氷稜上走)’라는 말이 있다. “칼날 위를 걷고 빙판 주변을 달린다”는 말이다. 당장은 조심한다고 해도, 한번 실수하면 죽거나,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원전이 꼭 이렇다. 원전을 옆에 끼고 있는 것은 항상 칼날 위의 삶과 같다. 실수는 언제나 한순간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98호 / 2017년 7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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