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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측 역사왜곡 좌시하지 않겠다”

  • 교계
  • 입력 2017.07.06 17:10
  • 수정 2017.07.10 13:15
  • 댓글 13

조계종 호남 본말사 스님
순천 선암사 항소심 앞서
‘선암사 정상화’ 결집대회
자승 스님 등 600명 동참
“호남불교 역량 결집”결의

 
순천 선암사를 두고 조계종과 태고종이 소유권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호남지역 6대 교구 본말사 주지스님들이 결집대회를 열어 선암사 수호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특히 조계종스님들은 “태고종 측의 역사왜곡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번 기회에 왜색불교의 잔재를 청산하고 한국불교의 수행전통을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제 금산사, 장성 백양사, 구례 화엄사, 순천 송광사, 해남 대흥사, 고창 선운사 등 호남지역 조계종 6대 교구본사는 7월6일 광주 무각사에서 ‘한국불교 교단사 확립과 선암사 정상화를 위한 호남 결집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집대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원행, 교육원장 현응, 포교원장 지홍 스님과 호남지역 6대 교구본말사주지, 중앙종회의원, 선암사 주지 금곡 스님 등 대중 600여명이 참석했다.

결집대회는 태고종 측과의 선암사 소유권 항소심을 앞두고 “한국불교의 정통성을 계승한 종단은 대한불교조계종이 유일하다”는 조계종의 결연한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내기 위해 준비됐다. 특히 순천 선암사 소송과정에서 제기된 왜곡된 현대불교사를 바로 잡고 “순천 선암사의 원소유권이 조계종에 있음”을 밝히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결집대회에서 조계종 선암사 대책위 공동위원장 진화 스님(송광사 주지)은 “조계종은 전래 불교의 정통성을 온전히 계승하고 있는 단일 통합종단”이라며 “그러나 일부 대처측이 선암사의 소유권을 탈취하기 위해 소송을 걸어 해괴한 논리로 조계종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한국불교의 교단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최근 재판과정에서 “태고종 선암사 측의 역사왜곡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스님에 따르면 태고종 선암사 측은 (1950~60대 조‧태 분규과정에서) ‘대처 측이 조계종에서 탈종한 사실이 없다’는 추가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히 태고종 측은 이 자료에서 대처승 청산과 종단 정화를 이끈 동산‧청담 스님의 호적 자료를 무단으로 입수해 이 스님들도 대처였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화 스님은 “역사왜곡을 넘어 종단의 존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부처님 법으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때문에 스님은 “호남불교인들은 지역의 많은 도반들과 더불어 한국불교의 역사적 전통과 정신이 올바르게 계승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호남불교의 스승들이 치열하게 지켜온 수행전통을 바르게 알려 나갈 수 있도록 호남불교계의 역량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굳은 결의의 마음으로 선암사 문제를 호남불교의 현안으로, 한국불교의 올바른 역사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그것은 우리 종단이 선대의 고결한 자산을 계승했다는 자긍심임과 동시에 다시 미래에 전해줘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수행자의 치열한 구도행을 이어가는데 한 치의 안일함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호남불교가 앞장서 일구어온 종단의 수행가풍을 잇고 한국불교의 정통을 담고 있는 교단사를 바르게 인식하며 널리 홍보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조계종 호남 본말사 주지스님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선암사 정상화를 위해 가행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스님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조계종은 태고종이 선암사를 불법점유하고 있음에도 대화와 협의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 온 것이 지난 50년 세월이었다”며 “(그 노력의 결실로) 2011년 태고종과의 분규종식을 선언하고 선암사를 공동 관리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혔다.

스님들은 이어 “그런데 2014년 태고종 측은 이런 합의정신을 뒤엎고 선암사 소유권 등기를 자신들에게 돌려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한국불교 근현대사를 부정하는 역사왜곡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선암사에 국한된 갈등이 아니라 한국불교 교단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반불교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스님들은 “우리는 힘을 모아 선암사 정상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면서 “한국불교 정통성과 교단사를 부정하는 잘못된 행위에 대해 파사현정의 정신으로 바로 잡아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호남 본말사 주지스님들은 “△한국불교 교단사와 선암사 역사 홍포 △불교자산과 선암사를 온전히 계승하는 활동 전개 △호남불교연대를 통해 지역현안 대처 및 포교전법활동 적극 동참 △한국불교 정통성과 정체성 계승을 위해 가행 정진할 것” 등을 결의했다.

한편 조계종과 태고종의 순천 선암사 소유권 갈등은 1962년 통합종단 조계종이 출범한 이후 지속돼 왔다. 법적 소유권은 조계종이 가지고 있었지만 태고종 측 스님들이 점유하면서 양 종단은 그 소유권을 두고 오랜 기간 갈등을 이어왔다. 양 종단의 갈등이 줄어들지 않자 순천시장이 재산관리인을 맡는 등 기형적인 형태로 관리되기도 했다.

양 종단은 지난 2011년 순천시로부터 재산권을 돌려받고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합의하면서 순천 선암사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해결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14년 태고종 측이 조계종을 상대로 선암사 소유권 등기 말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 종단의 갈등은 재점화 됐다.

이 소송과 관련해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김형연)는 지난해 7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조계종 측은 즉각 항소를 제기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지사=문영배 지사장


[1399호 / 2017년 7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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