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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경부중조(破鏡不重照)

기후온난화의 전조 폭염

폭염주의를 알리는 문자가 수시로 날아들어 예기치 않게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올해는 5월 중순부터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폭염주의보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과거 느껴보지 못한 더위를 체감하고 있다.

그러나 폭염은 더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앞으로 닥칠 지구적 재앙의 전조이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전 세계는 이상기후로 고통을 겪고 있다. 폭염에 비가 내려도 폭우가 내리고 태풍이 불어도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다. 또 폭우가 아니면 가뭄으로 극심한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현재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구온난화, 즉 지구가 뜨거워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산업화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 산림의 무분별한 훼손, 그리고 대규모의 쓰레기 증가가 원인이다. 화석연료와 산림의 훼손이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킨다면, 쓰레기는 분화과정에서 더욱 강력한 온실효과를 발휘하는 메탄을 발생시킨다.

급속한 산업화의 길을 달려왔던 한반도는 기후변화의 진폭이 가장 크다. 지구 평균온도는 지난 100년간 0.74℃가 상승했다. 그러나 한반도는 세계평균의 2배인 1.5℃도나 올랐다. 온대 기후대인 한반도는 지금 아열대 기후대로 진입하고 있다.

지구온도가 1℃오를 때마다 30%에 이르는 동식물이 멸종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대로 온도가 계속 오르면 생태계가 파괴되고 결국 인간 또한 멸종하게 되리라는 암울한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폭염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화석연료를 자제하고 쓰레기를 줄이고 나무를 심는 등의 노력이 없으면 우리는 천천히 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갈수록 뜨거워지는 기후에 삶아져 죽게 될 것이다.

‘경덕전등록’에 파경부중조(破鏡不重照)라는 경구가 있다. “부서진 거울은 다시 물건을 비출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의 폭염이 거울에 금이 가는 징조는 아닌지 두렵다. 거울이 완전히 부서지기 전에 지구온난화 방지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99호 / 2017년 7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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