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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 속 비밀, 역사·문화로 풀다

  • 불서
  • 입력 2017.07.10 13:59
  • 수정 2017.07.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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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의 비밀’ / 자현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 ‘불화의 비밀’
우리나라 불화는 초기 양식이라 할 수 있는 벽화를 시작으로 경전에 삽입된 변상도, 사찰 곳곳에 걸린 존상화, 그리고 야단법석의 상징인 괘불도까지 그 영역이 매우 폭넓고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 정신사의 중요한 축이면서 극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음에도, 불화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지 않고서는 그 가치를 느낄 수 없다. 스마트폰이 아무리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아마존 원주민에게 줬을 때 그들이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기능을 이해하도록 돕는 일은 사용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필수 과정이다.

불화도 그렇다. 단순히 사찰에 걸린 옛 그림이라거나, 국가문화재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불화를 모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들이다. 아마존 원주민에게 스마트폰을 주기 위해서는 사용법부터 알려줘야 하는 것처럼, 불화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이 우선돼야 그 우수성과 그 속에 깃든 정신도 일러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불화의 비밀’은 이처럼 불화를 모르는 보통 사람들에게 불화 속에 녹아 있는 지문과 코드를 해독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불화에 문외한인 보통사람들을 위해 먼저 불화의 기원에서부터 한국불화의 역사까지 두루 살폈다. 한국불화의 역사와 그 전개 양상을 이해하는 것이 불화의 지문을 읽고 그것을 해독하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화의 역사를 알게 함으로써 독자가 그 안에 담긴 지문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것을 보는 안목에 근육이 만들어지도록 이끈다. 이어서 사찰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표적인 한국불화의 실제 예를 들어 읽고 이해하면서 그 특징을 살폈다. 그렇게 불화를 보는 일은 조성 당시 선조들의 삶과 현실, 그리고 이상을 추적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또한 우리 고유문화의 원천을 좇는 일이며, 전통의식과 역사의 흐름을 목도하는 길이기도 하다.

▲ 아미타불과 지장보살이 나란히 서 있는 ‘아미타지장병립도’는 고려 후기 유교가 발전하면서 생겨난 불화 유형이다. 저자는 제례의식이 강화되면서 지장보살의 역할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했다.

저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각각의 불화에 담긴 역사, 문화, 종교를 파헤치면서 대중적 궁금증을 해소하는가 하면, 불화 안에 담긴 대부분의 장면을 부분 부분 세심히 바라보면서 분석하기도 한다. 또 고대 인도인들의 사고방식, 인도와 중국의 신화, 도교·유교의 사상 등과 연결해 입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이해도를 높인다. 특히 각 시기의 대표적 불화와 참고할만한 유물의 도판을 다수 수록해 마치 박물관에 들어선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불화를 “종합예술이자 부처님의 가족사진”이라고 표현하는 저자는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불화’ 개론서가 불교와 세간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교건축, 불상 등에 대한 개론서 발간에 대한 원을 세운 이유다. 3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99호 / 2017년 7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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