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전하는 ‘공(空)’의 가르침을 사진으로 담아온 류태열 작가가 ‘존재’를 주제로 개인전을 갖는다.
8월7일까지 고양 일산동구 아트스페이스 에니꼴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류태열 작가의 존재시리지의 연장선이다. 그는 불교와 관련된 사진을 찍으며 불교에 심취하게 됐다. 처음에는 사진만 잘 찍으면 되는 줄 알았다. 이후에는 작품과 예술의 차이점을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과거 사진작가들에 대해 써놓은 글을 읽기 시작했고, 불교에 관한 것들을 사진으로 표현하는데 몰입했다.
그러던 중 불교의 역사와 선(禪)의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등 자신에 대한 지금까지의 틀을 버리기 시작했다. 또 불교서적과 경전을 읽으며 스스로에 대해 성찰했다. 그리고 사물을 보는 관념도, 존재의 재발견도, 자연에서 얻어지는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도, 함께 공존하는 방법도 알게 됐다. 그것은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잠재돼 있던 ‘의식’의 알아차림이었다.“바람은 언제나 비어있으므로 실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물을 움직이게 합니다. 보입니다. 폭풍이 지나고 나면 고요하고 잔잔해집니다. 바람은 공입니다. 공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생기가 찾아옵니다.”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잠재된 무의식으로부터 표출되는 의식일 것이다. 들꽃들만이 생기를 찾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함께 존재하고 사라진다. 때문에 류태열 작가는 자연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성찰한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00호 / 2017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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