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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세금 운영 국립합창단, 찬송가 공연 물의

  • 교계
  • 입력 2017.07.17 14:45
  • 댓글 7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립합창단(감독 겸 지휘자 구천)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연에서 상당시간을 할애해 특정종교를 칭송하는 ‘찬송가’를 합창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국립합창단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임에도 공식행사에서 찬송가를 남발한 것은 특정종교편향이라는 시각이 많다.

7월7일 여수서 ‘행복콘서트’
시작부터 5곡 찬송가 일색
“교회 행사로 착각할 정도”
조계종 “종교편향 시정요구”

국립합창단은 7월7일 여수시민회관에서 ‘행복나눔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2017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주민들의 문화 복지를 증진시킨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히 국립합창단의 행복나눔콘서트는 “국민 모두가 예술이 주는 기쁨과 문화를 통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에서 준비됐다. 이 때문에 복권기금의 일부가 사업비로 지원됐다. 그럼에도 이날 국립합창단의 행복나눔콘서트는 특정종교의 찬송가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국민 모두가 예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립합창단의 행복나눔콘서트는 시작부터 찬송가 일색이었다. 특히 국립합창단은 ‘Sicut cervus(사슴이 계곡을 그리워하듯이)’을 시작으로 ‘Locus lste(이곳은 주님이 지으신 곡)’ ‘Lux Aeterna(영원한 빛)’ ‘글로리 할레루야’ ‘예레미야 애가’ 등 찬송가 5곡을 잇따라 불렀다. 이 곡들은 기독교의 대표적인 찬송가들로 꼽힌다. ‘사슴이 계곡을 그리워하듯이’는 영성체송의 내용인 시편 42장을 가사에 담은 것으로 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인간의 영혼이 하느님을 몹시 그리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특정종교 행사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공연에 참석한 A 여수시민은 “금요일 저녁 지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콘서트에 참석했는데 처음부터 하나님 찬양 일색인 노래들 때문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며 “마치 교회행사에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합창단 관계자는 7월14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부러 찬송가를 배치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성악이나 합창음악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별다른 민원이 없어 프로그램 변경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국립합창단 감독님과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 재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립합창단의 공연에서 찬송가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도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립합창단이 특별공연에서 특정종교를 찬양하는 찬송가를 부르는 것은 종교편향이 분명하다”며 “과거에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합창단도 유사한 사례가 많았다.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항의공문을 발송해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00호 / 2017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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