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의 신행일기] 강신경

기자명 법보신문

퇴직 후의 삶 고민하며
재가불자로서 생활 동경
깨끗한 물 연구 경험 등
사회에 회향하며 살고파

▲
57, 월성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나 운 좋게 대기업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정년까지는 근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 퇴직 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까를 많이 생각한다. 지금까지 ‘인간 강신경’이 아닌 사회구성원, 아들, 남편, 직장인, 아버지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적으로 이를 완전히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정년 후에는 나 자신으로서의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삶은 사회에 봉사하며 베풀며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업에 재능도 의욕도 없고 해서 허송세월을 보냈다. 대학 4학년이 되자 취직이나 하려고 여기저기 입사원서를 썼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그러던 중 교내 불교연구반 활동과 학생운동을 하던 친구와 우연히 한 동네에서 자취를 같이 하면서 불교를 접하게 됐다. 대학원을 다니면서는 서울 조계사에 학생신도로 등록해서 무진장 스님께 법명(월성)도 받았다. 그러다 포항에 있는 기업 연구소로 이직하면서 경주에서 살게 되었고 이때 고불선원이라는 선원에서 화두 및 참선을 접할 수 있었다. 불국토 경주에서 불교역사 등도 공부할 기회가 많이 생겼다. 그리고 다시 광양으로 근무지를 이동하면서 집 근처 금강정사라는 조그만 포교당에서 불교대학을 다니며 교리도 배웠다.

불교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었다. 조계종 포교원 디지털대학에 등록해 신도전문가 과정을 수행 중이다. 요즘 포교사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불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곰곰이 생각해 본다. ‘무’ ‘공’이라고 생각했고 연기법,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등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불교사상들은 철학적이기도 하고 정말 매력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시, 즉 자비행의 실천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15년 8월 하안거 해제때 오현 스님도 “한국에는 깨달은 선승은 많은데 깨달음의 삶을 사는 선승은 만나기 어렵다”고 하셨다. “불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을 실천하는 종교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실천적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첫 번째는 자연과 함께하는 자급자족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량생산과 소비를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영속적일 수 없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행복할 수 없으며 궁극적으로 공멸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두 번째는 불교적 삶을 살고 싶다. 불교식으로 살고 교리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 새벽예불도  오후불식도 해보고 싶다. 재가불자로서 생활을 동경한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나는 지금까지 해수를 담수로 만들거나 폐수를 공업용수로 만드는 기술개발을 해오고 있다. 세상에는 깨끗하지 못한 식수에 의해 야기되는 질병 등으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내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공부했던 물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와 세상에 봉사하며 사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틈틈이 모아두었던 자료를 정리해서 책도 좀 써보고 싶다.

“어느 날 오후, 개구리 세 마리가 나뭇잎에 올라탄 채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었다. 나뭇잎이 중간쯤 이르렀을 때, 그 중 한 마리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결심했다는 듯 단호하게 외쳤다. ‘너무 더워. 난 물속으로 뛰어 들 테야!’ 자, 이제 나뭇잎에는 몇 마리의 개구리가 남았을까? 두 마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나뭇잎 위에는 여전히 개구리 세 마리가 남아있다. 어째서 그럴까? 뛰어들겠다는 결심과 정말 뛰어드는 ‘실천’은 전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개구리는 뛰어들겠다는 결심만 했을 뿐이다. 녀석이 정말 물속으로 뛰어들지, 또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 다시 앉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결심을 하는지, 그렇지만 또 얼마나 많은 순간 결심으로 그칠 뿐이지를 잘 알고 있다. 이제는 실천을 앞세울 수 있는 소중한 결심이 필요한 때이다.”(‘마시멜로 이야기’ 중)

길지 않은 세상을 살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어려운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다. 과연 내 관에 마지막 못이 박힐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할까? “소풍 잘 놀다 간다….”

공동기획:조계종 포교원 디지털대학

 

[1400호 / 2017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