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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돌아온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 성보
  • 입력 2017.07.20 16:40
  • 수정 2017.07.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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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7월20일 반환식 개최
2015년부터 환수 논의 시작
미국 라크마 관자 한국 방문
“공동목표 위한 협력” 약속

▲ 조계종은 7월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반환식’을 열었다.
미국 LACMA(LA 카운티 박물관, 라크마)에 소장됐던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가 박물관 측의 조건 없는 반환 결정으로 30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특히 라크마 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한국에 건너와 반환식에 참여함으로써, 해외소재 성보 소장자 측이 조계종을 직접 찾아 성보를 돌려주는 첫 사례를 남기게 됐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7월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반환식’을 열었다. 조계종 총무부장 지현, 문화부장 정현, 불교중앙박물관장 현조,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제정,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과 마이클 고반 관장, 스티븐 리틀 아시아부장, 버지니아 문 학예사 등 라크마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장시왕도’는 동봉법준 스님을 비롯한 화승들이 1841년 제작한 것으로 동화사 염불암 극락전 영단에 봉안돼 있었다. 조선후기 지장시왕도 형식에 맞춰 화면 맨 위 중심에 자리한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시왕 열 명과 밑에 명부세계 사무를 담당하는 판관, 사자 등이 표현돼 있다. 병풍이 그려졌다는 점과, 열 명의 시왕들이 무언가를 논의하듯 각각 시선을 나눠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은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의 독특한 특징으로 손꼽힌다. 뿐만 아니라 화면 하단의 판관과 사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히 표현돼 있는데, 이러한 묘사들은 이상적으로 그려지던 불교세계관을 현실에 보다 가깝게 표현한 것으로 불교문화·미술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이러한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가 분실된 것은 1988년으로 추정된다. 어떤 경위로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1997년경 라크마가 한국미술품을 대거 구입할 시 품목에 포함됐고 20여년 동안 라크마에서 소장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4년 12월 조계종은 ‘불교문화재 도난백서’(1999년 조계종 발간)를 통해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가 라크마에 소장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조계종은 동화사와 협의해 2015년 1월9일 성보 반환을 공식 요청을 했다. 라크마는 도난 근거를 확인하고 만남을 요청했으며 조계종과 동화사가 2016년 3월21일 미국을 방문함으로써 반환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결과 라크마는 같은 해 10월 이사회에서 반환을 의결했으며 11월11일 조계종에 공문을 보내 의결 사실을 알렸다. 또한 한국을 방문해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를 조계종에 직접 돌려주는 것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날 반환식에서 조계종은 도난 성보라는 사실을 인지한 뒤 조건 없는 반환을 결정했던 라크마 측에 감사를 표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총무부장 지현 스님이 대독한 축사에서 “먼 미국에서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의 환지본처를 위해 직접 찾아주신 라크마 관계자분과 반환식을 진행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가 다시 성보로서 사찰에 모셔질 수 있도록 많이 고심하시고 노력해주신 마이클 고반 관장님과 스티븐 리틀 부관장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계종은 성보의 보호와 계승, 선조의 정신문화를 되찾기 위해 쉼 없이 정진해왔고 이러한 정진의 결과로 조금씩 결실을 맺어 왔다”며 “아직 되찾지 못한 많은 불교문화재들이 하루속히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사부대중 모두가 힘을 모아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도 “라크마에서 전시 중이었던 ‘지장시왕도’를 대승적 차원에서 흔연히 양도하여 주신 데 대해 동화사 주지로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반환이 팔공총림 동화사와 라크마와의 격조 높은 문화교류의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조계종 문화부장 정현 스님이 마이클 고반 라크마 관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마이클 고반 라크마 관장은 “오랫동안 미국에 있던 아름다운 불화인 ‘지장시왕도’가 이제 제자리를 찾게 된 모습을 직접 보게 되니 정말 기쁘다”며 “미국 최대 규모 한국미술실과 최다 한국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라크마는 이번 반환을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향후 공동목표를 위한 협력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라크마는 조만간 개최할 한국서예 전시에서 조계종의 서예작품도 전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는 반환식 하루 뒤인 7월21일 동화사 성보박물관에 이운된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401호 / 2017년 7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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