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다운 선거를 기대한다
축제다운 선거를 기대한다
  • 김상영 교수
  • 승인 2017.07.21 21:1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제35대 총무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최근 특정 스님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에서 보이듯 조계종은 이미 뜨거운 선거 국면으로 접어든 상태라고 하겠다. 조계종이 차지하고 있는 한국불교와 한국사회에서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과거 선거와는 분명 달라진 수준의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제도다. 지구상 곳곳에는 아직도 온전한 의미의 선거제도를 확보하고 있지 못한 국가가 많다. 설령 민주주의에 기반한 선거제도를 확보하였다 하더라도 그야말로 공명정대한 선거과정을 이룩해내는 일 역시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이른바 ‘금권선거’와 ‘관권선거’는 민주주의 사회의 공정선거를 가로막는 대표적 장애물이다. 우리 사회 역시 불과 얼마 전까지 금권과 관권으로 얼룩진 선거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조계종의 각종 선거를 둘러싼 잡음은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심지어 일반 언론매체에서 조계종 선거가 지니는 문제점을 심층취재 형식으로 다룬 적도 있다. 종교집단은 사회의 어느 집단보다 우월한 도덕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특히 ‘금권선거’와 ‘관권선거’는 우리 사회에서 이미 폐기된 유산에 불과하다. 만약 이번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한국불교는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현재 종단 안팎에서는 조계종의 차기 총무원장은 결국 현 총무원장 스님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만약 떠도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것은 전형적인 관권선거에 해당하는 일이다. 지난 8년여간 종단과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총무원장 스님께 ‘차기 종권 탄생과정의 개입자가 아니라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시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거는 축제다.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선거 역시 종도들의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될 필요가 있다. 비록 간선제라는 한계는 있지만, 총무원장에 뜻이 있으신 스님들께서는 종도 전체를 대상으로 정제된 선거공약을 서로 발표하고 그들 공약이 지니는 의미를 한껏 자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선거권을 지니고 있는 ‘그들만의 선거’가 아니라 조계종단을 구성하는 사부대중 전체가 기쁜 마음으로 종단과 한국불교의 미래를 함께 구상하고 설계하는 축제다운 선거를 만들어 내달라는 당부이다.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뜻을 두고 계신 스님들께서는 부디 다음이 아니라 ‘이번 선거부터’ 이것을 실현해 가시기 바란다.

공명정대한 선거의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당선될 차기 총무원장은 참으로 중요한 역사적 책무를 하나 지니게 되지 않을까 한다. 바로 조계종 종헌 개정이라는 책무이다. 우리 사회가 헌법을 근간으로 하여 운영되고 있듯이 조계종 역시 종헌 종법을 근간으로 하여 운영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조계종 종헌은 곳곳에서 비현실적이라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으며, 종단과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한 비젼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총무원장 직선제를 강하게 주장하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지만, 이것 역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의 종헌 개정은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명백한 사실 때문이다.

어느 스님이 되었든 차기 총무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종헌 개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종헌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한국불교의 현재 뿐 아니라 한국불교의 미래와 관련한 내용들을 한껏 토론하는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조계종 총무원이라고 하는 기구의 성격과 필요성, 총무원장이라고 하는 자리에 주어지는 권한과 책무, 본사 중심의 권력 이양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 등등 그야말로 숱한 난제들이 종헌개정이라는 틀 속에서 활발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부디 이번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선거는 축제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선거를 통해 한국불교의 미래를 희망차게 이끌어갈 수 있는 선지식이 당선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 kimsea98@hanmail.net

[1401호 / 2017년 7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자승자박 2017-07-27 13:43:49
관권선거로 자승자박 한다면 끝입니다.
지나치게 맑은 선거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기대할 희망도 없었습니다.
유리한 고지를 버리겠습니까?

시작부터 싹을 자르고 출발하려는데
일단 떠벌려 망신주기부터 해놔보고
판세를 짤려는건지
이제 무지렁뱅이 불자는 없습니다.
중들쳐다보고 불교 믿는게 아니라
부처님법따라 불자가 되는겁니다.

dltks 2017-07-22 03:15:44
노벨상을 받을 만한 혁명적인 이론으로 우주를 새롭게 설명하면서 기존의 과학 이론들을 부정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과학자들이 침묵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침묵하지 말고 당당하게 반대나 찬성을 표시하고 기자들도 실상을 보도하라! 이 책은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새로운 이론으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서양과학으로 동양철학(이기일원론과 연기론)을 증명하고 동양철학으로 서양과학을 완성한 통일장이론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