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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에티켓’, 상대존중 인식재고 계기 마련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7.07.31 10:00
  • 댓글 0

불자 장애인 모임 ‘보리수아래’가 ‘알아두면 좋은 장애인에 대한 에티켓’ 책자를 제작해 조계종 교구본사와 수말사, 중앙종회 의원이 머무는 사찰에 발송했다. 곧이어 한국불교종단협 소속 종단과 불교복지시설, 단체에게도 배포할 계획이라고 한다. 장애인 배려에 따른 인식 재고를 담보하는 것이어서 의미 있다.

뇌성마비나 뇌졸중을 앓고 있는 사람을 뇌변장애인이라고 한다. 일상생활의 제한을 받는 뇌변장애인은 걷는다 해도 경직된 자세로 걷고, 안면근육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또한 언어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하기도 한다. 사찰을 참배하던 뇌변장애인이 법당에서 쓰러졌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재빨리 다가가 얼른 일으켜 세워 주는 게 최선일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우선 도움이 필요한 지 여부부터 당사자에게 물어야 한다. 수동휠체어를 밀어줄 때 역시 도움 여부부터 물어야 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불안감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앞세운 산업화가 진행되며 장애인들은 점차 비장애인들로부터 멀리 격리되기 시작했다. 조직 내에서의 소통이 어렵고, 일 처리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었던 장애인들은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고, 이는 가난으로 이어졌다. 아파트 단지나 문화향유 시설이 집중돼 있는 인근에 장애인 편의를 위한 복지시설마저 건립되는 걸 꺼려했던 사회현상이 반증한다. 평등 가치보다 효율 가치에 방점을 찍는 자본주의 구조에서는 아예 제2, 제3의 계급으로까지 인식됐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을 무시하고 조롱의 대상으로 삼기까지 했다. 장애인 면전에서 막말을 하는 일은 거의 사라졌지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넘어진 장애인을 묻지도 않고 일으켜 세우려 하는 행위가 배려로 보이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이 행위에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 하나가 빠져 있음을 직시할 수 있다.

책자에는 식사할 때, 음료를 마실 때, 물건을 전달할 때, 대화할 때 등 세부 사항들에 배려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간단명료한 설명이 일품이다. 현재 이 책자의 배송비와 제작비는 보리수아래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보급 확대를 위한 성원이 보리수아래에 답지하기를 바라며, 이 책자가 장애인을 향한 존중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1402호 / 2017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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