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이 ‘이 뭣고’하는 화두를 들고 ‘나는 누구인가’를 참구하는 것과 달리, 로종 수행의 핵심은 “왜 나는 고통 받는가? 어째서 나는 그렇게 많은 부정적 감정과 망상 상태에 있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에서 시작한다. 불교의 관점으로 보면 문제의 원인은 이기적 인식과 망상적 마음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 ‘티베트 마음수련법 로종’은 7가지 핵심 가르침과 59가지 수행법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설명으로 근본적 물음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로종 가르침에 따르면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의 근원이 외부가 아니라 나의 내면에 있음을 이해하고, 나에 대한 집착의 습성을 타파’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가르침은 몸을 단련하듯 일상에서 마음에 긍정적인 습관을 갖도록 연습함으로써 나 자신은 물론, 남과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인식하는 마음의 활동을 변화시키는 데 맞춰져 있다. 마음을 단단하게 변화시키는 수행법인 셈이다.
저자인 따렉 깝괸(1955∼2012)은 티베트 동부에서 태어나 티베트불교의 주요 스승들에게 교육을 받았다. 호주 멜버른에 본부를 둔 까규이밤 불교연구소를 설립했고, 뉴욕 주 북부에 수행센터를, 뉴욕시에 수행공동체를 만들었다. 1980년부터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동남아시아 여러 대학과 불교센터에서 불교를 가르쳤을 만큼 활동 영역이 넓었다.
그런 저자가 전하는 로종의 7가지 핵심 가르침은 △마음수련을 위한 준비 운동(무상과 인과 등 삶의 진실 성찰하기) △만물의 상호 의존성에 근거, 마음의 본성 역시 공함을 깨닫고 자비심을 기르는 명상법 △분노와 두려움 없이 역경에 대처하는 법 △마음수련을 평생 유지하는 법 △마음수련의 발전 정도를 평가하는 법 △마음수련 시 꼭 지켜야 하는 규범 △일상생활에서 마음수련 하는 법이다.
저자는 로종 가르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샨티데바의 ‘입보리행론’과 아티샤의 ‘보리도등론’ 속 명 구절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티베트 현자들의 어록과 서양 유명 불교학자들의 이론까지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로종 수행법을 접하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저항하는 내면의 힘을 키우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1만6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02호 / 2017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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