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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붓다가 여행·사색에서 길어 올린 지혜

  • 불서
  • 입력 2017.07.31 11:33
  • 수정 2017.07.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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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붓다, 행복을 찾아서’ / 클라우스 미코슈 지음·김연수 옮김 / 새벽숲

▲ ‘리틀 붓다, 행복을 찾아서’
리틀 붓다는 온종일 크고 오래된 보리수 아래 넓고 평평한 돌 위에 앉아 명상하는 것이 일과다. 명상하는 것이 즐거웠고, 오래된 보리수 아래의 평화로운 공간이 무척이나 좋았다. 그럼에도 자신의 삶에 무엇인가 결핍돼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때 리틀 붓다의 마음을 알아챈 유일한 친구인 농부가 휴가를 권했다. ‘집을 떠나 여행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구경하라’는 말에 리틀 붓다는 다음날 아침 바로 길을 떠났다.

리틀 붓다는 그렇게 여행을 떠났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 도약하는 용기를 가진 여인과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유년의 꿈을 되찾아 일상의 행복을 만들어 가는 도시 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험을 나누어 주는 마음 따뜻한 마법사,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넉넉한 마음을 가진 여인 등 리틀 붓다가 만난 사람들은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꿈과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그러나 세상살이가 그렇듯 그렇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사람들만 만난 것은 아니다. 너무 철저하게 여행을 준비하느라 한 번도 여행을 제대로 하지 못한 여행자 미스터 싱, 여러 마을에 빵집을 내자며 제빵사를 찾아온 사업가는 미래의 삶만 생각하고 사느라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도 닮았다.

‘행복한 제빵사’를 찾아온 사업가는 벤치에 앉아 평화롭게 책을 읽고 있는 제빵사에게 “당신이 만든 빵만큼 맛있는 빵을 먹어본 적이 없다. 옆 마을에 가게를 하나 더 내고, 또 다른 마을에도 가게를 내자. 그렇게 가게가 성공하면 모든 일을 맡길 사람들을 전부 고용할 만큼 충분한 돈을 벌게 될 것”이라며 요즘 유행하는 프랜차이즈사업을 제안했다. 그렇게 되면 일을 하지 않아도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사업가에게 제빵사가 “그 다음에는?”이라고 묻자, 사업가는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제빵사가 “예를 들면, 어떤 일?”이라고 다시 물었다. 사업가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 벤치에 평화롭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겠지요”라고 답했다.

사업가와 있었던 이야기를 전하던 제빵사와 나란히 앉아 그 이야기를 듣던 리틀 붓다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여기서 리틀 붓다는 “인생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 단순히 행복을 누리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라는 말을 남긴다.

재치와 감동이 있어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책은 구법여행에 나선 ‘선재동자’를 닮았다. 만나는 사람들이 저마다 들려주는 이야기는 행복을 찾아가는 지혜로 가득하다. 그리고 “귀를 활짝 열고 세상으로 나가세요. 인생이 당신에게 속삭이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내가 행복한 이유는 매일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요.” “인생에서, 당신은 늘 당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하나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당신이 어느 쪽 면을 보느냐에 달려 있어요. 동전은 늘 그대로 있어요.” “두고 온 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려면 때로는 떠날 필요가 있나 봐요.” “이성으로는 믿음이 생기지 않아요. 믿음은 오직 마음으로부터 나온답니다.” 등 이야기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하고 있다.

▲ 리틀 붓다가 세상을 돌아보며 전하는 이야기에는 꿈과 행복이 깃들어 있어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

책은 스페인 남부에 살던 저자가 네 살 딸과 사찰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탄생하게 됐다. 산책 삼아 자주 찾았던 사찰에서 딸이 사찰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고, 붓다가 어떤 인물인지 묻는데 대한 답을 고민하다가 직접 책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교도 부처님도 잘 모르던 저자는 직접 그 답을 쓰기가 어려웠고, 그 대신 인생에 관한 책을 쓰게 됐다. 그래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하는 ‘리틀 붓다’는 불교 향기를 간직한 불교 철학과 색채가 은은하게 녹아 있는 책이 됐고, 덕분에 누구나 부담 없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선재동자가 구법여행 하듯, 리틀 붓다가 보리수나무를 떠나 세상을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나서 보고 들은 이야기와 명상의 힘을 바탕으로 한 깊은 사색을 통해 전하는 각각의 이야기들에 삶의 지혜는 물론, 은은한 감동과 여운이 가득하다. 1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02호 / 2017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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