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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리틀 붓다와 일본 전통의상

기자명 성원 스님

편견 없으니 어린이들이 부처님

 
가을에 있는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 주관 합창제에 참가하기로 해 준비가 한창이다. 리틀 붓다는 작년에도 평창에서 열린 전국합창제에 참가해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어린 부처님들은 합창제에서의 갈채 못지않게 성지순례 길에 오르게 되어 그 설렘이 더 클지도 모를 일이다.

한중일 합창에 어린이들 동참
일본의상 유카타 착용 앞두고
반일 감정에 대해 걱정했지만
흔쾌히 입으면서 즐겁게 연습

올해도 합창제 참가와 육지 나들이를 하게 되어 벌써부터 분주하다. 53명의 단원과 자모 등 80여명이 함께 움직이면 항공권 예매부터 녹록치가 않다. 공연이 9월에 있다 해도 이미 준비하느라 매우 분주하다. 특히 올해는 제주여성합창단 출신의 ‘채정희’ 연합회장이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의 원만한 관계 속에서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를 위해 방한하는 중국과 일본 스님들 앞에서 ‘보현행원’을 공연할 계획이다. 더구나 최근 가장 잘 지어졌다는 강남 롯데월드타워 무대에서 공연하게 되어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몇 차례 정기공연 때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고 중국 노래를 부른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한복과 치파오를 준비해 입으려다 보니 일본에 대한 배려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의상으로 난생 처음 지나쳐 보기만 했던 기모노를 구해 입히려다 보니 가격도 만만찮고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다행이 기모노를 대신해 유카타를 여름축제 때 입기도 한다고 해서 그냥 유카타를 구해 입히기로 했다.

의상을 준비하면서 어린이들이 일본을 싫어해 일본 옷을 입지 않으려하면 어쩔거냐고 은근히 걱정을 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교육학습용 작은 유카타를 구입하고 마침 일본에 갈 일이 있어 크고 화려한 유카타도 몇 벌 준비했다. 의상을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키가 제일 작은 앞줄의 경우 일본의상, 중간 줄은 중국의상을 입혔고 키가 큰 아이들은 한복을 입히기로 했다. 지난 주 연습을 마치고 준비한 의상을 입히다보니 연습실이 한참 소란스러웠다.

리틀 붓다들에게 크기에 맞는 의상을 나누어 주고 입혔는데 아무도 어느 나라 의상인지 조금도 개의치 않고 마냥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었다. 문득 일본에 대한 편하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는 우리들 입장에서 혹시나 유카타를 거부하면 어쩌나 했던 마음은 기우였다. 팸플릿용 단체 사진을 찍는 동안 마냥 즐거워만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들 편견의 잣대로 잠시나마 인식했던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삶을 살면서 우리들을 진정 불편하게 하는 것은 외부 환경이 아니라 먼저 가지게 된 편견이 원인이다. 보다 엄밀히 말하면 편견이 아니라 개개인이 선행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에게 고착된 아상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자의든 타의든 모든 사람들은 깨지기 싫은 자신의 관념에 사로잡혀 힘겨워하며 고통을 받으며 살아간다.

말하지 못하는 의상을 앞에 두고 우리들은 너무 많은 생각을 했나 보다. 각 나라 의상을 입고도 하나같이 어울리며 즐거워하는 단원들이야 말로 어린 부처님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이토록 편견과 구김없이 살아가는 어린 부처님들이 어서 빨리 자라서 우리 사회의 주인공이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 어른들은 그들의 화려한 무대를 꾸며주는 역할만 하면 될 것 같다.

성원 스님 sw0808@yahoo.com
 

[1402호 / 2017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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