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7.12.13 수 11:30
> 연재 | 재마 스님의 존재여행
27. 사랑은 시선·말투·행동으로 표현자기 약점·한계 받아들이는 것도 자애심
재마 스님  |  jeama3@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7.31  13:20:1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안녕하세요? 지난 한 주 동안 친절한 사랑(Loving-kindness)으로 가득한 공간을 창조해서 머문 경험을 해보셨는지요? 우리 마음에 사랑이 가득차면 우리 신체에는 어떤 현상들이 나타날까요? 눈가의 괄약근들에 힘이 풀어지면서 부드러운 눈매를 갖게 되고, 턱 관절의 긴장도 풀려 입가에는 미소를 자연스럽게 띠게 되지요. 또한 목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아 목소리 톤이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말투도 딱딱하거나 강하지 않게 나타납니다.

사랑 받을 때 마음 유연하고
행동도 자연스럽고 자유로워
온화한 시선과 친절한 말투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표현돼


보통 집중수행을 하거나 매일 의도를 일으켜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고 행동할 것을 서원한 경우에도 부드러운 표정과 말과 행동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직장이나 공동생활 중에는 하루 중 여러 번 경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평온하고 편안한 순간에 이런 부드러움을 잘 유지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누가 나에게 지적을 하거나 나쁘게 평가하거나 비판과 오해 및 험하게 말을 할 때 그 사람을 부드럽게 대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때가 비로소 수행을 실제로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때야말로 자신이 정말로 친절하고 부드럽고 고요한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름방학 직전, 지난 학기 강의평가에서 학생들의 부정적인 평가를 보았습니다. 저의 첫 반응은 창피하고 뜨끔한 마음과 편안하지 않은 행동과 동작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저의 약점과 잘못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는 것이 부끄럽고 괴로워 마음의 고요함과 부드러움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때 저는 며칠 동안 비판과 후회를 계속하면서 지난 한 학기 동안 저의 살림살이를 통째로 비관하며 다음 학기에 대한 두려움까지 일으키는 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불친절하다 못해 괴롭히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때 아래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저는 계속 저를 비판하는 내부의 적에게 둘러 싸여 헤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붓다께서는 누군가로부터 불쾌한 말을 들을 때 어떻게 자신을 단련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을 ‘맛지마니까야’의 ‘까까쭈빠마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다음과 같이 그대들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우리의 마음은 [불쾌한 말에] 영향 받지 않을 것이며 악한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불쾌한 말을 하는] 그의 이익을 위하여 증오심 없이 자애로운 마음으로 자비로움에 머물 것이다. 우리는 자애로 물든 마음으로 그를 가득 채우면서 머물리라. 그 사랑에서부터 시작하여 증오 없이, 악의 없이, 무한하고, 광활하고, 무량한 자애의 마음으로 온 세상을 물들여 가득 채우면서 머물리라.”

저에게 친절한 사랑이 필요한 순간임을 알아차렸습니다. 스스로에게 자애의 마음을 일으켜 저의 약점과 실수, 한계를 받아들여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실수와 약점이 자원이 될 수 있도록 배움으로 가져가야 함을 다시 새기며 지난 학기 동안 저 때문에 무언가 불편했고 힘이 들었던 모든 학생들에게 마음으로 용서를 청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욕구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저의 오만함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저와 그 학생들 모두를 위해 자애의 마음을 일으키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붓다의 위와 같은 가르침은 분명 도전입니다. 정말 어려운 순간에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도 힘든데 실천하기란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자애로 물들게 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또 그 자애를 공간에 가득하게 하는 것이란 어떻게 가능할까요? 우리 마음의 감정은 무의식적인 행동과 동작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자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랑을 받거나 하는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공통점을 들 수가 있는데요, 그들은 대체로 마음이 유연하여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폭이 넓고, 행동도 자연스럽고 자유롭습니다. 또한 부드럽고 온화한 시선과 친절한 말투와 부드러운 움직임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한 주 동안 자신의 한계와 약점 등을 친절한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흘러나와 나를 불편하게 하거나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도 가 닿을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공간을 확장해보시면 어떨까요?
고맙습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402호 / 2017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라인
라인
포토뉴스
라인
가장 많이 본 기사
여백
실시간뉴스
라인
여백
법보신문은찾아오시는길구독·법보시광고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3157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구독신청 : 02-725-7010  |  광고문의 : 02-725-7013  |  편집국 : 02-725-7014
사업자 등록번호 : 101-86-19053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07229  |  등록일자 : 2005년 11월 29일  |  제호 : 법보신문
발행인 : 김형규  |  편집인 : 이재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형규
Copyright © 2013 법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