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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여 염불행자, 밀양 표충사서 20차년도 염불대회

  • 교계
  • 입력 2017.08.08 21:45
  • 수정 2017.08.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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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염불만일회, 7월28~30일
제6차 결사…법산 스님 법문

▲ 전국염불만일회가 7월28~30일 2박3일 동안 경남 밀양 재악산 표충사(주지 법기 스님)에서 ‘제6차 전국염불만일회 20차년도 염불정진대회’를 봉행했다.

연일 기승을 부리던 불볕더위가 재악산에서 발길을 멈췄다. 온 하늘에는 옅은 구름이 차광막처럼 드리웠고 어디에선가 불어온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냈다. 푹푹 찌는 더위도, 눈이 따가울 만큼 강렬했던 햇살도, 온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던 습기도 어느새 사라졌다. 도량을 쟁쟁하게 공명하는 것은 오직 ‘나무아미타불’의 청명한 염불 소리뿐이었다.

▲ 이번 정진에는 사부대중 250여 명이 동참했다.

전국염불만일회(회장 안동일)가 7월28~30일 2박3일 동안 경남 밀양 재악산 표충사(주지 법기 스님)에서 ‘제6차 전국염불만일회 20차년도 염불정진대회’를 봉행했다. 이번 법석은 매일 1만송 ‘나무아미타불’ 염불정진을 1만일 동안 이어가겠다는 원력을 실천 중인 전국염불만일회가 1998년 8월6일 염불정진을 입재한 이후 20차년도를 기념하는 자리였다.

젊음의 열정으로 만일염불에 동참했던 청년 불자들은 이제 중년이 되었고, 보살의 길을 발원하며 염불문을 두드린 어머니들은 어느덧 ‘노보살’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워 진 모습은 20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저마다 염불의 원력이 더 지극하고 또렷해졌음은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염불삼매에 든 참가자들의 여일한 모습에서 오롯하게 드러났다. 무엇보다 표충사의 대광전과 우화루는 물론 두 전각이 마주보는 앞마당까지 정진의 장소로 활용된 이번 대회에서는 염불 소리가 마치 재악산의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것처럼 끊임없는 공명을 이뤄 장엄함을 더했다.   

▲ 염불정진하는 제20차년도 전국만일염불대회 참가자들.

3일 내내 이어진 염불정진의 시작을 알린 입재식은 7월28일 봉행됐다. 20차년도 염불 정진 기념식을 겸한 이 자리에는 동산반야회 법주 법산, 표충사 주지 법기 스님, 안동일 전국염불만일회 회장, 이상우 대회장 등 사부대중 250여 명이 동참했다.

이날 이상우 대회장은 대회사에서 “일 년에 한 번 씩 법회를 열고 한자리에 모여서 멋지고 신나고 힘차게 염불을 하면서 느슨해진 마음을 점검해온지 20년이 흘렀다”며 “사명대사의 얼이 담긴 호국성지이며 애국선열의 숨결이 깃는 표충사에서 본 행사가 진행되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인사했다.

▲ 법산 스님의 염불법문.

법산 스님은 입재식 격려사와 첫날 염불법문을 통해 어느 때보다 힘 있는 목소리로 참가자들을 격려하며 염불수행의 가치를 당부했다. 법산 스님은 “극락세계가 서쪽으로 10만억 국토를 지나야 있다는 표현은 내가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알게 모르게 많은 잘못을 짓고 이것이 습관화되어 단박에 완치가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한 데 이어 “마음에 드리워진 업장의 구름이 저절로 사라지고 새벽 동산에 떠오르는 밝은 태양 같은 반야의 지혜 광명이 모두의 마음에 밝게 빛날 수 있도록 염불정진에 힘써주길 바란다”며 수행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 동산반야회 법주 법산 스님.

표충사 주지 법기 스님도 “전국염불만일회의 염불만일결사는 신앙의 경력이나 지식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불교인들을 차별 없는 화합의 장으로 이끄는 장”이라며 “이곳 표충사가 염불만일회의 주석처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여러분에게 열린 도량이 될 것”이라고 축사를 전하며 염불 행자들을 환영했다. 

대회는 28일 입재식에 이어 동산범패반의 신중작법, 법산 스님의 염불법문, 나무아미타불 1만송 염불이 3회에 걸쳐 늦은 밤까지 진행됐다. 이어 새벽예불로 문을 연 둘째 날인 29일에는 아침공양 및 행선염불, 표충사 참배, 선무도, 염불정진, 동산·능인 풍물반의 천수북 및 아미타불 48대원이 전개됐다.

▲ 동산범패반의 신중작법.

▲ 동산범패반의 신중작법.

이어 오후에는 나무아미타불 1만송 염불과 함께 동산불교대학 소속 신행단체가 전개하는 염불만일 축하공연이 이어져 염불의 환희심을 더했다. 저녁공양 및 예불 이후에는 호마천도의식이 엄수됐으며 새벽1시30분까지 염불정진이 봉행됐다. 정진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새벽예불과 아침공양 후 안동일 전국염불만일회장의 염불법문이 전개됐으며 회향식을 봉행하며 2018년 21차년도의 만남을 기약했다.

▲ 염불 집전을 담당한 전국염불만일회 회원들.

이번 정진에는 20차년도를 증명하듯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인연을 가진 염불행자들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표충사까지 찾아온 이가 있는가 하면 90세 이상 고령 참가자도 눈길을 끌었다. 염불정진대회의 시작부터 한 회도 거르지 않았던 구본설 전국염불만일회 이사도 이번 대회에 한 결 같이 동참했다. 구 이사는 “20년 전에는 그저 도반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서 염불을 시작했다면 염불 자체가 일상이 된 지금은 오직 이 자리에서 염불하는 스스로를 비출 수 있다는 수행자의 입장에서 대회에 동참할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며 “만일이라는 숫자를 떠나 염불의 가치를 몸소 느끼고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참가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 안동일 염불만일회 회장은 첫날 저녁예불을 마친 뒤 염불정진에 앞서 회원들과 차담을 나누며 지난 대회의 추억과 함께 20차년도의 감동을 나눴다.

안동일 염불만일회 회장은 첫날 저녁예불을 마친 뒤 염불정진에 앞서 회원들과 차담을 나누며 지난 대회의 추억과 함께 20차년도의 감동을 나눴다. 안 회장은 “2008년 김재일 법사께서 타계하시기 한 달 전 동산불교대학과 전국염불만일회의 대표직을 넘겨 주실 때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돌아가실 때를 알고 계셨던 것 같다”며 “2007년 불국사에서 정진할 때에는 무척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염불이 깊어지면서 사중 스님들이 모두 나와 함께 정진했고 사중의 배려로 석가탑과 다보탑에서 심야 탑돌이를 했던 환희심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이어 “회장 소임을 맡다 보니 매번 대회 때마다 정토 법문을 이어왔는데 올해는 주제를 바꿔서 초기 불교의 관점으로 염불행자가 알고 있어야 할 불교의 기초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20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제6차 만일염불 회향의 그날까지 변함없이 염불을 이어갈 것”이라고 발원했다.

▲ 안 회장은 “2008년 김재일 법사께서 타계하시기 한 달 전 동산불교대학과 전국염불만일회의 대표직을 넘겨 주실 때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돌아가실 때를 알고 계셨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한편 전국염불만일회는 758년 신라 경덕왕 당시 발징 화상이 신도 정신·양순 등과 염불만일회를 개설한 것이 효시이다. 이어 제2차 정진은 1802년 조선 순조2년 때 시작, 1850년 회향됐으며 1851년 철종 2년에 벽오 유총 스님의 결성으로 1863년 회향된 염불결사가 제3차 정진에 해당된다. 제4차 정진은 1881년 만화 관준 스님이 결성해 1908년 회향한 정진이며 같은해 금암 의훈 스님이 개설해 정진 회향한 수행 결사가 제5차 정진이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제6차 정진은 지난 1998년 8월6일 금강산 건봉사에서 사부대중 3000여 명의 동참으로 입재, 총 27년 5개월 동안 결사가 진행된다. 오는 10월5일에는 7000일 정진을 앞두고 있다.

▲ 염불정진하는 제20차년도 전국만일염불대회 참가자들.

▲ 염불정진하는 제20차년도 전국만일염불대회 참가자들.

▲ 염불정진하는 제20차년도 전국만일염불대회 참가자들.

▲ 표충사의 대광전과 우화루는 물론 두 전각이 마주보는 앞마당까지 정진의 장소로 활용된 이번 대회에서는 염불 소리가 마치 재악산의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것처럼 끊임없는 공명을 이뤄 장엄함을 더했다.

밀양=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03호 / 2017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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