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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 하안거 해제법어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17.08.09 07:35
  • 수정 2017.08.09 07:39
  • 댓글 4
▲ 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

불법이 세간법이요 세간법이 곧 불법이로다.

법원재세간(法元在世間)이요
어세출세간(於世出世間)이라

출세간법은 원래 세간에 있나니
세간에서 세간을 벗어나야 하느니라.

본분 상에서 말하자면 결제가 곧 해제이고 해제가 곧 결제입니다.
결제할 줄 아는 자가 해제할 줄도 압니다.
만약 결제와 해제가 둘이 아닌 도리를 깨닫는다면 범부를 초월하여 성인이라
할 것입니다.

어떤 것이 불이(不二)의 도리인가?

해가 서쪽에 지니, 달은 동쪽에서 뜨는구나.

약산유엄(藥山惟儼)선사께서 천황도오(天皇道悟) 운암담성(雲巖曇晟) 그리고
고사미(高沙彌)와 함께 해제 때 만행을 떠납니다. 어느 날 산길에서 무성한
나무와 마른나무를 동시에 만납니다. 이에 약산선사가 “마른 것이 옳은가?
무성한 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운암은 “무성해야 옳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도오는 “마른 것이 옳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고사미는 “마른 것은 마르게 두고 무성한 것은 무성하게 두어야 합니다.”
라고 합니다.
이에 약산선사는 “모두 틀렸다”라는 한마디로 평가를 마무리 합니다.

마른 것은 결제법입니다. 무성한 것은 해제법입니다. 결제 법은 덜어내는 공부이니 마를수록 좋고 해제 법은 더하는 공부이니 무성할수록 좋습니다. 마른 것은 출세간법이고 무성한 것은 세간법입니다. 마른 법을 써야할 때는 가차 없이 마른 법을 쓰고 무성한 법을 써야할 때는 과감하게 무성한 법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절집에서 오래 머문 운암과 담성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세간 법 출세간법을 나누는데 익숙했지만 절에 온지 얼마 안된 어린 사미는 아직 세간법과 출세간법을 나눌 줄 몰랐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나눌 줄 모르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다시 나눌 줄 알게 되며, 나눌 줄 알게 된 이후에는 다시 불이 법(不二法)으로
나아가는 것이 제대로 된 공부길인 것입니다. 알고 보면 세간과 출세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를 깨닫기 이전에는 어디에 있더라도 그 곳은 세간이며 도를 깨달은 이후에는 어디에 있더라도 그 곳은 출세간인 것입니다. 그것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안목(眼目)의 문제인 것입니다.

불법즉세법(佛法卽世法)이니 기가간시제비야(豈可揀是除非耶)며
세법즉불법(世法卽佛法)이니 영수척속숭진야(寧須斥俗崇眞耶)리오
불법 그대로 세간법이거늘 어찌 옳은 것을 가려내고 그른 것을 제거 하겠는가?
세간 법 그대로 불법이거늘 어찌 속계(俗界)을 배척하고 진계(眞界)만을
숭상하겠는가?

2561(2017)년 하안거 해제일 

[1403호 / 2017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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