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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좌회 “30명 참여하더라도 승려대회 열자”

  • 교계
  • 입력 2017.08.10 14:15
  • 수정 2017.08.10 18:28
  • 댓글 42

수좌회, 8월9일 대구 서봉사서 회의…공동대표 빠진 채 60명 참석

▲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70여일 앞두고 전국선원수좌회(대표 의정·현묵 스님)가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스님들이 다수 포함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승려대회를 결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좌들이 은처승 밑에서 밥 먹고 산다.”(명진 스님)
“정치하는 몇 명이 나눠먹지 말고 수좌회도 나눠 먹어도 된다는 얘기다.”(도정 스님)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70여일 앞두고 전국선원수좌회(대표 의정·현묵 스님)가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스님들이 다수 포함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승려대회를 결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전국 99개 선원 가운데 10여개 선원대표들만 참석했을 뿐 아니라 회의 진행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 선원수좌회 회의라는 취지를 무색케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진·강설 스님 등 징계자도
선원수좌회 회의 취지 무색
일부수좌 돌출행동에 혼란 가중

▲ 수좌회의에 몇몇 사미도 참석했다.
▲ 조계종에서 징계처분을 받은 도정, 대안 스님도 회의에 참석해 발언권을 행사했다.
전국선원수좌회는 8월9일 대구 서봉사에서 회의를 열어 직선제와 청정승가 구현을 명분으로 ‘승려대회’를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수좌회 공동대표 의정 스님을 비롯해 의장 월암, 장로선림위원 지환, 수도암 회주 원인 스님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는 정유년 하안거 방함록에 등재된 전체 수좌 2053명의 3%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수좌회 공동대표인 현묵 스님조차 불참했으며 비구니 수좌스님들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오히려 명진, 도정, 대안, 강설 스님 등 종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스님들과 아직 정식 스님으로 인정받지 못한 사미까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이날 회의를 참관한 호법부 스님들을 겨냥해 퇴장을 요구하는 등 편향성을 보였다. 심지어 “발각되면 거꾸로 매달겠다”고 폭력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2시30분경부터 진행된 회의에서는 저조한 참석률을 의식한 탓인지 성원보고나 참석자 명단을 확인하는 의례적인 절차가 생략됐다. 회의는 의장 월암 스님과 명진 스님을 비롯한 징계자 스님들의 주도로 진행됐다. 월암 스님은 “현 원장은 두 달 뒤면 물러난다. 직선제는 물리적으로 희박하다”며 “지금이라도 나서야 차기 원장 때라도 할 수 있다”고 승려대회 개최 결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참석한 일부 스님들은 “원장스님과 대화로 푸는 노력을 한 뒤에 성과가 없다면 그 때 하는 것은 동의한다” “직선제가 과연 모든 일의 해법인가”라는 등의 회의적인 의견도 제기됐다.

▲ 수좌회 대표 의정 스님과 의장 월암 스님 사이에 앉아있던 명진 스님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자신의 징계문제를 외부세력을 동원해 해결하려 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명진 스님이 나섰다. 그는 “은처승 밑에서 수좌들이 공부하고 밥 먹고 산다” “원장이 정부예산을 통치자금화 했다” 등의 독설을 쏟아내며 “(수좌 2053명 중)30~50명이라도 좋다. 승려대회만 결의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월암 스님은 다시 “승려대회 개최를 박수로 결의하자”고 요구했다. 결국 참석자들은 박수로 승려대회를 결의했다.

그러나 불교의 전통에도, 종헌종법에도 없는 초법적 집회인 승려대회가 참석자 몇 명의 박수로 결의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다수의 선원수좌 대표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의 결의가 전체 수좌스님들의 동의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월암 스님은 회의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의는) 그냥 수좌들 회의다. 참석한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그냥 의결하는 것이다”며 “대표성을 갖는다”고 답했다. 스님은 또 ‘징계 당한 스님이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것에 논란이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 “선방스님들이 내용을 잘 몰라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초청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수좌스님들이 승려대회부터 결의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좌회는 이날 승려대회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임원회의와 청정승가연석회의 등 재가자가 포함된 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승려대회 내용과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처럼 선원수좌회 일부스님들이 승려대회를 결의하면서 종단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총무원장 선거 때만 되면 물리적 행동을 동반한 일부 수좌스님들의 돌출행동에 종단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구=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03호 / 2017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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