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쌍차 문제 계기 출범
노동·사회 갈등에 적극 참여
세월호 유가족들에 큰 위로
빈곤·성소수자 등 영역 확대
종령에서 종법기구 전환 필요
사회노동위는 2012년 노사분규와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 현안을 사회적 약자와 불교적 관점에서 짚어보고 공론화하자는 취지로 ‘노동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발족했다. 변호사와 노무사, 세무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10년 이상 노동활동을 해 온 전문가, 여기에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는 스님들이 함께했다.
2014년 2월, 생활고에 못이긴 송파 세 모녀가 반지하방에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회노동위는 구조적 모순에서 발생한 사회적 문제라고 간주하고 사회단체들과 곧바로 연대했다. 가난 때문에 죽어가야 했던 사람들을 위한 추모재와 세 모녀의 49재를 지내며 빈곤문제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그해 4월에는 대한민국을 절망과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노동위원 도철 스님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2일간 단식에 들어갔고, 다른 노동위원들도 5차례 3000배 정진을 진행했다.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오체투지와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구조하다 숨진 단원고 기간제 교사의 순식인정을 촉구하는 1000배 정진을 했다. 세월호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연대해 팽목항에 찾아가는 기다림 버스를 운행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미수습자 가족도 보살폈다. 유해조차 발견되지 않았던 미수습자들의 조속한 귀향을 발원하는 사고해역 선상법회를 잇따라 진행해 가족들의 찢긴 가슴을 어루만졌다. 온 국민의 발원으로 2017년 4월 세월호가 뭍으로 완전히 올라왔지만 참사 원인에 대한 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사회노동위는 세월호가 올라온 목포신항에 종교계로서는 가장 먼저 기도처를 설치하고 24시간 상주하며 매일 1000배 기도와 ‘금강경’ 독송, 주말 집중기도회를 열었다.성소수자 문제도 관심을 놓치지 않았다. 2014년 10월 ‘성소수자 노동자 차별’을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 데 이어, 2015년에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성소수자 초청법회를 봉행했다. 2013년부터 진행한 사회적 약자 초청법회의 일환이었다. 2016년 성소수자 부모님 초청법회, 국내최대 성소수자 축제인 퀴어문화축제 참가, 2017년 퀴어문화축제 불교계 최초 부스 설치 등 차별 없는 세상을 발원하는 행보를 차근차근 이어갔다.
불살생 정신에 입각해 조류독감·구제역 살처분 방지 및 제도개선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보호단체들과 연대해 매년 반복되는 구제역과 조류독감 원인을 지적하고 살처분 반대 및 사육구조 개선을 적극 요구했다. 이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수요시위를 주관하는가 하면 노동법 관련 토론회, 외국인 노동자 추모재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2015년 12월 사회노동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노동뿐 아니라 사회문제에도 보다 적극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실천위원 스님 20명을 새롭게 위촉하며 활동범위를 넓힐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여러 영역에서 진심으로 활동해온 결과였다.
지난 5년간 사회 각계의 약자에게 다가가 아픔을 보듬으며 불교 사회참여의 방향을 제시한 사회노동위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다만 사회노동위가 상설기구이면서도 종령기구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종헌종법으로 보장받지 못하면 지속적인 활동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양한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은 “사회노동위 활동은 이제 발걸음을 디뎠다고 볼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스님들을 영입해 상근활동을 하고 독립된 활동을 할 수 있는 본부차원의 기구로 승격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03호 / 2017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