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티베트-중국 불교간 돈점 논쟁 승자는?

  • 불서
  • 입력 2017.08.14 15:24
  • 수정 2017.08.14 15:25
  • 댓글 0

‘티베트 돈점 논쟁 연구’ / 박건주 지음 / 운주사

▲ ‘티베트 돈점 논쟁 연구’
“무릇 이설 중의 일례는 돈오점수이다. 선문의 돈오점수 원조는 하택이며 규봉이 계승하고 보조가 역설한 바이다. 그러나 돈오점수의 대종인 보조도 돈오점수를 상술한 그의 ‘절요’ 벽두에서 ‘하택은 지해종사이니 조계의 적자가 아니다’라고 단언하였다. 이는 보조의 독단이 아니요 육조가 수기하고 총림이 공인한 바이다. 따라서 돈오점수 사상을 신봉하는 자는 전부 지해종도(知解宗徒)이다.”

한국불교에서 선의 돈점 논쟁을 불러일으킨 성철 스님은 1981년 ‘선문정로’를 펴내면서 돈오점수를 이렇게 비판했다. 이에 한편에서는 성철 스님이 회통정신을 저버리고 분란을 조장한다는 비판론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1990년대 들어서면서 돈오점수와 돈오돈수에 대한 학문적 검토가 진행되면서 ‘돈’과 ‘점’이 학문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이후로도 돈점논쟁은 심심치 않게 학계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돈점논쟁은 성철 스님의 주장이 그 시작이었을까? 아니다. 돈점논쟁은 이미 오래전 티베트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8세기 말 티베트에서 펼쳐진 인도 전래의 점법과 중국 전래의 선종 돈법 사이에 펼쳐진 돈점 논쟁이 있었다. 다만, 그동안 티베트 자료에 의해 그 내용이 전해지면서 특별히 논쟁이라 할 만한 점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러나 1세기 전 발굴된 돈황 문헌 가운데 중국 쪽에서 기록한 ‘돈오대승정리결’이 발견되면서 돈점논쟁의 해명과 진상을 추구하는 연구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이 중국 쪽 기록에 따르면 돈점논쟁에서 중국 대표 선승인 마하연이 승리한 셈이지만, 티베트 기록은 인도승과 티베트 국왕 등이 돈법을 비난한 내용만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웠다. ‘티베트 돈점 논쟁 연구 - 돈오대승정리결을 중심으로’는 저자 박건주가 이 점에 착안, 돈황에서 발견된 문헌 가운데 ‘돈오대승정리결’을 토대로 돈점 논쟁의 진상과 의미를 파악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여기서 티베트 돈점 논쟁 전체를 개괄하고, 중국측 대론자인 마하연의 생애와 그가 티베트불교에 끼친 영향을 서술했다. 이어 마하연의 선법 요지를 서술하고, 티베트 자료에 기술된 돈점 논쟁의 기록들을 하나씩 검토하면서 쟁점별로 조목조목 정리했다. 그리고 ‘돈오대승정리결’ 전문을 상세한 해설과 함께 번역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돈점 논쟁에서 나타난 점법과 돈법에 대한 차이점과 위상, 의의를 파악하고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만하다. 2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03호 / 2017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