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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단 무소유실천팀장 신주식-하

기자명 신주식

살생업 참회하며 매일 재가출가자로서 정진

▲ 65, 남청
윤회와 인과와 인연법은 분명 존재했다. 불제자를 서원한 뒤 뼈저리게 느껴온 진리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인과, 뼈저리게 느낀 진리
신행단체 선우회서 108배
새벽마다 ‘참나’에 채찍질

딸이 결혼한 뒤 손녀와 손자를 차례로 낳았다. 손자는 뭔가 느낌이 좀 달랐다. 나뿐 아니라 아내도 아이 엄마까지도 그렇게 느꼈단다. 외모도 마음 씀씀이도 먼저 간 아들과 닮았던 것이다. 착각할 정도로 너무 흡사하게 행동했다. 생전에 자기 방이 있는 큰집을 원했던 아들이었건만…. 사별한 후 뒤늦게 큰 집을 얻었다. 내가 이사 후에 지금까지 매일 6년째 108배 참회기도를 하는 사연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시절 기르던 개가 사라진 적이 있다. 물으니 “네가 먹은 국밥에 있다”는 어머니 대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우연인지 몰라도, 아니 수많은 살생의 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집안에 우환이 잦았다. 아버지는 약주하신 뒤 마루에서 뒤로 넘어지면서 돌아가셨다. 셋째 작은 아버님은 간경화로 50대 중반에, 막내 삼촌은 50대 초반 퍽치기로 세연을 접었다. 둘째 조카는 7살 때 간이 찢어져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기도 했다. 포교사로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면서 모든 일들이 인과라 생각하고 있다.

2014년 9월은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또 다른 기억이다. 포교원에서 전문포교사 신행 및 교육포교분야 품수를 받고  역할을 고민했다. 연화진 포교사가 한 달에 한 번씩 108배를 제안했다. 마침 통일대불전에서 일요법회도 있어 마음을 냈다. 동서화합과 남북통일 공동의 업장이 두터워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공업을 녹일 수 있는 방법이 참회기도, 즉 108배라고 여겼다. 금성 스님에게 알리니 그렇게 발심하는 거사를 기다렸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행단체 명칭을 ‘선우회’라고 했다.

당시 팔공총림 금당선원장이던 효광 스님과 종정 진제 스님을 뵀다. “참으로 좋은 일 하십니다.” 격려 한 말씀에 환희심이 났다. 2015년 1월4일 일요일 첫 법회 후 지금까지 매월 첫째 일요일에 법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휴면불자님 성지순례’ 명분으로 재발심 기회를 만드는 불사에 착수했다. 선우회 버스 한 대에 타고 이동하며 순례를 진행 중이다.

신행과 더불어 동화사 일, 포교에 매진하던 중 포교사단 대구지역단 무소유실천팀 팀장 임명을 받았다. 2016년 11월이다. ‘휴면포교사’, 즉 각 팀에서 활동하지 않는 포교사의 재발심을 이끌고자 노력하고 있다. 각자 나름 개인사정과 건강 등 이런저런 사연으로 활동을 유보 중인 포교사들이 있다. 팀장 소임을 맡고 일일이 전화해서 활동을 독려하는 중이다. 그렇게 포교사 8명에게 답을 받았고 계속 전화를 하고 있다. 전법에 재시동을 건 8명의 포교사에게는 재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각종 행사에 적극 동참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 팀에서 향후 새터민 다문화가족 돌봄과 무료급식봉사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싶다.

훌쩍 8개월이 지났지만 2017년에 하고 싶은 일들 중 하나였던 해인사 백련암 3000배 도반들과 정념당에서 참선방을 개설해 좌복 위에 앉고 있다. 성철 스님이 후학에게 남긴 참선 잘 하라는 유지를 지키고 싶어서다.

요즘 온라인 서비스인 SNS 발달로 문자와 영상 전법도 가능해졌다. 3년째 5일에 한 번씩 카카오톡으로 약 800명에게 글을 보내고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선우회 네이버 밴드 등에 불교 관련 글도 1주일에 하나씩 올리고 있다.

난 아직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새벽에 일찍 출근해야 하는 특성 탓에 보통 새벽 3시30분과 4시 사이에 일어난다. 미처 사라지지 않은 서쪽 하늘 밝은 달과 별을 보면서 내 마음속 무명에 가려진 ‘참나’를 채찍질한다. 그렇게 매일 새벽 재가출가자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신주식 대구지역단 무소유실천팀장 baduk1024@hanmail.net

[1403호 / 2017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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