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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불교계 멍들이는 불통·독선 걷어내자”

  • 교계
  • 입력 2017.08.14 17:59
  • 수정 2017.08.16 11:07
  • 댓글 3

전북지역 불자 60여명, 8월14일 성명서 발표

금산사 주지를 선출할 산중총회를 앞두고 전북지역 불자들이 불통과 독선을 걷어내고 소통·화합의 교구본사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지역 불자 60여명으로 구성된 ‘전북지역 불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불자 일동’은 8월14일 성명서를 내고 “지역 교구본사로서 금산사가 지역불교의 대표성을 인정받는 길은 지역불자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길밖에 없다”며 “이번 금산사 산중총회가 지역불자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불자 일동은 “(주지 성우 스님이) 신도들에게 수치에 가까운 타박을 주는 등 기본적 인권의식의 부재, 마음에 안 드는 신도는 면전에서도 인사를 받지 않는 모습은 유명한 이야기”라며 “지난 4년 금산사의 현 주지스님은 지나친 독선적 운영으로 불자들의 자긍심이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교세가 약한 지역에서 일어나기 쉬운 종교편향과 훼불사건 등에 대한 지역불교계 차원의 유일한 연대조차도 성우 스님의 임기 동안 싹을 잘라버렸다”며 “현재까지 지역에 판치고 있는 유사포교당의 횡포에 대해서도 대표사찰이라는 금산사는 늘 한발 뒤에서 그 책임을 방기해 왔다”고 지적했다.

불자 일동은 “주지로 누구를 뽑든지 그것은 금산사 산중총회를 구성하는 승가의 권한이겠으나, 권한에는 책임도 있다”며 “누가 되더라도 지금 지역불교를 멍들이고 있는 불통과 독선을 걷어내고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과 대안을 함께 마련주기를 간곡히 청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지난해부터 나라를 뒤흔들었던 촛불혁명의 가장 큰 핵심가치는 ‘나라의 주인은 나’라는 국민의 자각”이라며 “불교의 주인은 교구장도 아니요 특정문중도 아니며 교단을 구성하는 사부대중 하나하나가 주인임을 깨닫고 있다. 어린아이들도 보는 이 진실을 수행자들이 보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다음은 성명서 전문


 금산사 산중총회에 호소합니다.
금산사는 지역과 소통하고 화합하여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찬란한 불교문화유산의 보고이자 유명한 대덕스님과 고승의 고장이었던 전북지역 불교의 현재는 초라하기만 합니다. 전국적으로 가장 미약한 불교세는 물론이거니와 지역불자들의 자긍심은 이미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정화 이후 지역불교 대표를 자처하며 책임져온 금산사는 현재 지역불교의 처참한 모습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오늘 이렇게 지역의 불자들이 의견을 내는 것은 근래 들어 더욱 심각해진 지역불교의 악화된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보기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4년 금산사의 현 주지스님은 지나친 독선적 운영으로 불자들의 자긍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혔습니다. 불교교단은 사부대중이 함께 논의하고 함께 결정하여 함께 운영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럼에도 금산사는 지난 4년간 지역불교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독선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최근 이러한 금산사의 독선적 운영을 지적하는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면서 조작된 문서를 제출하여 지역불자들의 낯을 뜨겁게 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1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지역봉축위의 회의가 단 한 번의 전체회의마저 지역불교계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형식적 회의였기 때문입니다. 결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교구에 소속된 말사와 신행단체 외 타종단과 지역 내 여러 신행단체들이 함께하고 있음에도 그저 ‘금산사가 결정하면 된다’라는 아집이 빚어낸 비극입니다.

신도들에게 수치에 가까운 타박을 주는 등의 기본적 인권의식의 부재, 맘엔 안 드는 신도는 면전에서도 인사를 받지 않는 모습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본사 주지의 적법한 권한 행사라 하더라도 30년 동안 포교활동을 해온 노비구니를 호법부에까지 제소하면서 쫓아내는 과정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불교세가 약한 지역에서 일어나기 쉬운 종교편향과 훼불사건 등에 대한 지역불교계 차원의 유일한 연대조차도 성우 스님의 임기 동안 싹을 잘라버렸습니다. 조계종뿐 아니라 타종단과 많은 지역신행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저지했던 전주시종교관광정책과 특정종교성지화 사업을, 결국은 불교연합대책위를 무력화시키고 진행되게 만든 것에 그 책임이 크다 할 것입니다. 급기야 종교 간 균등지원이라는 명분으로 100억대의 보조금을 타내 노비구니를 쫓아낸 그 자리에 명상센터를 짓게 되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함께 싸우고 인권은 뒤에서 혼자 챙기는 이런 행태 앞에 다시 무엇을 연대하고 힘을 합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금산사 명상센터를 지어주기 위해 싸우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현재까지 지역에 판치고 있는 유사포교당의 횡포에 대체 지역불교를 책임진다는 금산사는 어떤 대응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역불교의 당면한 과제에 대표사찰이라는 금산사는 늘 한발 뒤에서 그 책임을 방기해 왔습니다. 이러함에도 성우스님은 금산사뿐만 아니라 교구본사 주지 취임 전 주지를 맡았던 사찰, 금산사 직할포교당인 전북불교회관의 불전함 열쇠를 모두 직접 관리하고 있다하니 당연히 재정규모는 늘렸겠으나, 재산관리인과 교구본사주지의 역할에 대한 차이가 무엇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중앙승가대 교수와 교학처장이라는 직책이 조계종의 겸직금지 조항에 해당됨에도 지난 임기 내내 유지하다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이를 문제제기하자 그때야 급히 사퇴했다는 전언입니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하다 할지라도 불교가 어려운 지역에서 본사 주지 역할이 그렇게 많은 역할과 함께 가능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제 곧 금산사 산중총회가 개최되어 새로운 4년 임기 주지를 선출하게 됩니다. 현주지 스님의 재임이 확정적이라 합니다. 지역불자들이 간곡히 호소합니다. 주지로 누구를 뽑든지 그것은 금산사 산중총회를 구성하는 승가의 권한이겠으나, 권한에는 책임도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지역불자들이 의견을 내는 것은 꼭 누구는 되고 안 되고를 말함이 아닙니다. 누가 되더라도 지금 지역불교를 멍들이고 있는 불통과 독선을 걷어내고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과 대안을 함께 마련주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지역 교구본사로서 금산사가 지역불교의 대표성을 인정받는 길은 지역불자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나라를 뒤흔들었던 촛불혁명의 가장 큰 핵심가치는 ‘나라의 주인은 나’라는 국민의 자각입니다. 불교의 주인은 교구장도 아니요 특정문중도 아닙니다. 교단을 구성하는 사부대중 하나하나가 주인임을 깨닫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도 보는 이 진실을 수행자들이 보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이 호소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으로 우리는 놀라운 광경을 목도하였습니다. 각종 기구와 중앙의 관련 기관까지 나서서 호소문 참여를 막는 설득이 진행되었습니다.
또 다른 차원에서는 주지 욕심이 있는 특정 스님들의 사주로 움직인다는 마타도어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제발 지역불교를 위한 순수한 노력마저 정치적 놀음으로 매도하지 말아주십시오.

이번 금산사 산중총회가 지역불자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를 호소합니다.


불기 2561년(2017년) 8월 14일
전북지역 불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불자 일동

권동원 구본식 권이철 김경식 김계순 김기봉 김명식 김미숙 김성규 김성순 김승중 김영식 김인영 김점이 김정완 김종호 김종환 김지호 김진철 김치배 김태영 김현숙 김현식 김호연 나윤신 나은숙 나은진 남윤수 라은희 류성관 문병현 박경선 박경준 박경지 박경호 박경훈 박순옥 박승자 박원순 박진성 박영란 백정민 백창흠 서동철 서성호 서재덕 서정은 서효석 석명화 송재화 신병균 양병용 양수정 오선자 오종근 유명한 유순이 유지원 윤은숙 윤재원 이봉산 이승한 이정미 이화선 이화정 최구남 최규도 최동조 최선우 최숙란 최치훈 하상준 하혜경 함병진 홍수기

[1404호 / 2017년 8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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