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시대에 사는 법
감수성시대에 사는 법
  • 가섭 스님
  • 승인 2017.08.28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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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새롭게 해석하는 감수성
인권강의 들으며 감각 살아나
공감능력과 세심한 시각 중요

얼마 전 우연하게 본 모 언론에서 제작한 “밥상의 저편, 이주노농자의 눈물”이라는 영상은 충격이었다. 농·축산업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침해 심각성을 고발한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잘 나가는 농축산 업계에서 벌어지는 무분별한 노동착취 현장은 아직도 저런 곳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각했다.

농축산 사업장을 운영하는 주인들이 이주노동자를 가노(家奴)처럼 생각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노리개로 여기는 행위와 언행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결국 어린 나이에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큰 빚을 감수하고 한국에 온 노동자들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인권이 없는 현장에서 깊은 상처만 받고 본국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인권감수성의 결여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만 남긴다.

요즘 우리들은 감수성을 요구받고 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감수성 말이다. 감수성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이라고 정의한다. 흥미롭게도 감수성은 여러 복합어와 함께 인권 감수성, 젠더 감수성, 장애인 감수성 등으로 쓰인다.

감수성은 일상적인 흐름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새롭게 감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감지능력을 의미한다. 감수성이 충만한 사람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다른 사람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의 슬픔까지도 섬세하게 감각할 수 있다.

나에게 감수성을 일깨운 것은 인권강의를 통해서다. 그간 일상적으로 넘어갈 상황들을 인권이라는 차원에서 예민하게 살피는 ‘감각의 예민성’을 말한다. 나와 다른 상황의, 나와 다른 조건에 놓인 누군가의 문제를 보았을 때 보다 예민하게 반응할 줄 아는 시각을 갖는 것이다. 또한 공감 능력을 통해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온전히 이해할 줄 아는 것도 인권감수성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일상적 감각의 틀 깨기를 통해서 기존의 사고방식을 확장시키는 것이 인권감수성을 키우는 방법이다.

인권감수성만큼 중요한 것이 젠더감수성이다. 다른 말로는 성인지감수성이다. 직장 내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성차별로 인한 문제들은 성인지부족으로 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무심한 성차별적인 언행과 폭력은 요즘은 데이트폭력으로까지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성별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고, 성평등 지수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서 이제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성인지에 대한 성숙한 인식이 없는 이들은 조직이나 직장 내에서 언젠가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교육을 통해서 일깨우고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것이 젠더감수성인 것이다.  

▲ 가섭 스님

 

 

종합복지관에 종사하다보면 감수성은 여러 분야에서 필요로 한다. 장애인들의 사업을 진행하는 직원에게는 장애인감수성이 필요하다. 그래야 장애인들과 신뢰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사업을 진행 할 수 있다. 감수성은 결국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아주 작은 배려에서 출발하여 함께 공감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이 있다. 관점을 같고 관계를 맺어간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행위이긴 하지만 그 관점이 때로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관점의 확장을 통해 인식을 전환하고 시각을 예민하게 깨워내는 것이 감수성을 키우는 방법이다. 함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면 이제 우리에겐 배려 감수성이 필요하다.

가섭 스님 조계종 포교부장 kasup@hanmail.net

[1405호 / 2017년 8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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