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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눈 뜬 아줌마가 들려주는 자유의 길

  • 출판
  • 입력 2017.09.04 15:24
  • 댓글 1

‘나에게 길이 있다’ / 임순희 지음 / 침묵의 향기

▲ ‘나에게 길이 있다’
“형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예? 그동안 못 봤지예? 허리를 다쳤다고 하는데 많이 좋아졌어예?” “많이 좋아졌는데 허리도 치료할 겸 여기저기 아픈 데가 있어서 병원에 가는 길이야”
“저렇게 꽃이 많이 피어 좋긴 한데 서글퍼지기도 해. 저 꽃들이 피는 걸 보면 왜 이리 시간이 빨리 가나 싶어 슬퍼.”
“그렇지예. 저도 그래예. 꽃이 피는 게 반갑지가 않아예.”

모든 사람들이 꽃을 보면 반가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줌마는 처음 두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놀랐지만, 계절의 변화가 점점 스스로의 죽음을 예고한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서 노인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러나 그녀는 단순히 그렇게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저 봄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차가운 겨울을 뚫고 피어나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피고 지는 모습으로써 피는 것도 아니고 지는 것도 아님을 몸소 가리켜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삶과 죽음이라는 생각이 일어나는 여기로 돌이킨다면 삶도 없고 죽음도 없습니다.”

지금 온갖 꽃이 피어나지만 그 꽃들은 시간의 흐름이라는 상징도 아니며, 죽음을 예고하는 신호도 아니라는 것이다. 전체가 모두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깨닫고 보면 모든 것이 한 송이 꽃일 뿐이고, 이게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본래 모습이라는 말이다. 인연 따라 지금 이렇게 꽃이 피고 떨어지고 육체가 점점 시들어 가지만, 그 모든 것이 내 마음 하나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텅 빈 관념이라는 설명이다.

평범한 아줌마로 살면서 선(禪) 공부를 통해 한결같은 진실에 눈을 뜬 임순희 씨. 그가 전작 ‘아줌마와 선’에 이어 마음공부의 길을 가는 도반들을 위해 틈틈이 써 온 125편의 글을 5장으로 나누어 ‘나에게 길이 있다’로 펴냈다.

저자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예로 들며 우리의 본성이자 유일한 실재인 마음이 무엇인지, 이 세상의 참모습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온갖 생각과 감정, 세상사에 끄달리지 않고 세상 속에 살면서도 평화로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길을 들려준다.  1만75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06호 / 2017년 9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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