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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맞춤형 경전’ 생산하는 시대 만들어야”

  • 교계
  • 입력 2017.09.07 22:04
  • 수정 2017.09.07 22:05
  • 댓글 1

한국간화선연구소 종책토론회
미산 스님·백도수 교수 발제
종단 수행전담기구 개설 제안
빅데이터 활용 중요성 강조

▲ 한국간화선연구소는 9월7일 서울 안국선원 큰법당에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 조계종 수행과 전법의 과제’를 주제로 종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인공지능의 비약적 발전과 제4차 산업혁명기 도래를 맞아 불교계가 추구해야 할 수행·전법 과제를 진단해보는 자리가 열렸다.

한국간화선연구소(소장 미산 스님)는 9월7일 서울 안국선원 큰법당에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 조계종 수행과 전법의 과제’를 주제로 종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 기조발제, 한국간화선연구소장 미산 스님과 백도수 능인불교대학원대 교수 발제,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수불 스님은 기조발제에서 “종단 안을 돌아보면 자기 보물을 보지 못하고 시비분별심으로 찌든 세속적 욕망과 편가르기로 화합 정진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부끄럽다”며 “우리는 이제 미망에서 깨어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수행과 전법 중심의 한국불교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시대와 수행종책에 대하여’를 발표한 미산 스님은 인공지능과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변화를 짚은 뒤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지도자상에 대해 설명했다. 미산 스님은 “정답 대신 질문, 지식 대신 지혜, 성공 대신 성장, 속도 대신 방향이 장기적 이득을 선사하는 시대가 왔다”며 “연기·공·반야의 지혜와 자애·연민의 자비를 양 날개 삼아 중도를 실천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이 지향해야 할 종책 과제로는 수행 전담 기구 개설을 지목했다. 스님은 “전체적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에 부응하는 종단 사부대중의 수행 방향과 지침, 방법을 바르게 제시하고 점검해주는 종단 차원의 수행 전담 기구가 있어야 한다”며 “산중 선원과 종립학교, 학계, 수행 전법 현장의 체험과 지도 노하우, 세계적 수행 흐름을 파악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해 발전적 방향을 끊임없이 모색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팔만대장경 빅데이터’ 개념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팔만대장경 빅데이터는 사용자가 기존에 좋아하는 경전 구절을 입력할 경우, 그와 비슷한 경전 구절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다. 나아가, 사용자의 현 상황에 맞는 경전을 추천하거나 현대사회의 개개인에 적합한 ‘맞춤형 인생교과서·경전’을 인공지능이 생산하는 것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스님은 “발전하는 과학기술, 특히 인공지능과 뇌과학을 수행전법에 활용할 방법을 연구하고 대중화시켜야 한다”며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현대 과학기술 문명의 흐름을 좋은 방편 삼아, 이웃들에게 수처작주 입처개진의 선사상을 몸소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백도수 능인대학원대 교수도 ‘4차 산업혁명시대 전법의 과제’ 발제를 통해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백 교수는 “전법 사례 중 성공과 실패를 점검하는 척도가 빅데이터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현황 조사·평가를 진행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전법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분석하고, 더불어 장단점과 평가 및 대안을 마련해 전법 최적화과정을 형성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애주기별 승가 복지’ ‘자료 공유화를 위한 플랫폼 수립’ ‘전법교육 혁신’ ‘사회적 서비스 강화’ 등을 조계종 전법 종책으로 제안했다. 백 교수는 “조계종 소의경전 ‘금강경’을 비롯한 경전들을 그림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도입해 플랫폼으로 만들어 서로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며 “대만 자제공덕회의 세계적 봉사활동처럼, 조계종도 일정 기간 동안 사회봉사경험을 쌓도록 한다면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고 긍정적 이미지로 개선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전법에 앞서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백 교수는 “전법은 자기 성찰의 수행과 더불어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바르게 사는 데서 비롯된다”며 “단계적이고 치밀한 신앙과 수행계획을 세워 신앙과 수행체험을 깊게 하는 것, 모든 세속적 방법을 활용해 중생에게 부처님 메시지를 바르게 전하고 부처님으로 살아가도록 안내하는 것, 이 두 가지가 바로 이 시대 한국 조계종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407호 / 2017년 9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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