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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갯벌 축제, 기독교 음악 경연대회인가

  • 사회
  • 입력 2017.09.08 15:42
  • 수정 2017.09.08 16:47
  • 댓글 4

국비 지원 지역 축제서 CCM 경연… 지역여론 반발에 황급히 일정수정

주최 측 “순수 음악 대회로 생각”
종평위, 기획배경·책임자문책 요구

전남 영광군의 대표적 축제로 알려진 ‘영광 천일염 갯벌축제’가 기독교음악 경연대회로 왜곡돼 해당 지역의 거센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주최 측은 프로그램을 변경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부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만당 스님, 이하 종평위)는 기획배경 해명 등을 요청하며 재발방지책을 촉구했다.

영광 천일염 갯벌축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9월14~17일 개최하는 ‘제8회 영광 천일염 갯벌축제’ 기간 동안 기독교 음악 경연대회인 ‘K·CCM 월드 페스티벌’을 14~1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될 계획이었다. 당초 예정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K·CCM 월드 페스티벌에서는 예선, 본선, 결선 및 시상식과 함께 ‘말씀과 찬양’이라는 목사·전도사의 설교가 예정돼있어 사실상 기독교 행사라는 지적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기독교 음악 경연대회의 총상금은 1100만원으로 행사기간 동안 병행되는 ‘갯벌 풋살대회’ 총상금 240만원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며 축제에 배정된 예산은 국비 4000만원, 군비 4000만원 을 포함 총 1억500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10분의1 가량이 기독교 음악 경연대회의 상금으로 배정된 상태였다. 영광군 홈페이지에 게재된 갯벌축제 일정표와 리플렛에도 ‘K·CCM 월드 페스티벌’ 내용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기독교 음악 경연대회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언론에서는 “국비가 포함된 지역의 대표 축제에서 특정 종교 음악 경연대회를 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축제의 본질이 퇴색된다”고 비판했다.

당초 추진위는 “순수 음악경연 대회로 생각했다”며 “기독교 순례지인만큼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했다”는 해명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현재 ‘K·CCM 월드 페스티벌’이라는 명칭은 해당 축제 홈페이지의 일정에서 제외된 상태다. 하지만 추진위는 “이미 참가자 신청 접수를 마친 상태”라며 “신청자들의 기독교 음악 공연 무대는 예정된 특설무대에서 3시간가량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제작이 끝나 배포된 리플렛에도 ‘K·CCM 월드 페스티벌’이라는 행사 일정이 그대로 게재된 상태여서 사실상 기독교 음악 공연은 진행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영광군 관계자와 추진위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영광 천일염 갯벌축제가 열리는 장소로부터 불과 5Km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기독교 순례지인 야월교회가 있다”며 “갯벌축제 추진위가 대부분 지역주민들로 구성돼 있어 관광객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기독교 음악 경연대회를 기획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순수한 음악 경연대회로 생각하고 예산을 배정한 것에 대해서는 종교편향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며 “경연대회에 배정했던 당초 예산은 모두 취소했으며 앞으로의 행사기획에 있어 반드시 종교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종평위는 9월7일 영광군, 영광군의회, 추진위에 공문을 보내 △프로그램 전면취소 △프로그램 기획 배경과 예산배정 해명 △담당자 징계 △공무원 교육을 요청했다.
종평위원장 만당 스님은 “지역 축제 현장에서 특정 종교의 음악이 1~2곡이라도 연주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역 불교계에서도 계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07호 / 2017년 9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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