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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명 큰스님, 독선적 승려대회 고집이 적폐입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17.09.12 11:00
  • 수정 2017.09.18 14:51
  • 댓글 32

태백산 각화선 선원장 노현 스님 법보신문 기고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 노현 스님이 9월11일 법보신문에 ‘적명 큰스님, 독선적 승려대회 고집이 적폐입니다’ 제하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노현 스님은 지난 9월4일 법보신문 기고문을 통해 ‘적명 큰스님! 봉암사 본분사 지켜주시길’ 제하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노현 스님은 탄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2년 수계했다. 현재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으로, 법주사 주지와 재심호계위원, 제14대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편집자

“승려대회” 말 바꾸기로 혼란 야기
한 입으로 두말 하는 스님 언행이
우리 승가공동체 분열시키는 적폐

조계종 위한다는 명분 내세우면서
사사로운 인연 때문 아닌지 의구
‘해종언론’ 대상 브리핑도 부적절
참선으로 맑은 바람 일으켜주시길

적명 큰스님! 독선적인 승려대회 고집이 적폐입니다.

소납은 큰스님께 올린 앞선 글에서 승가의 가장 수승한 가치는 ‘화합과 대중공의’라고 밝혔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수행성지인 종립선원 봉암사의 수좌로서 본분사(本分事)에 충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보이신 큰스님의 언행은 대다수 승가 대중들이 우려할 만한 내용으로, 송구하지만 후학으로서 한 번 더 간곡히 요청하는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적명 큰스님! 큰스님께서는 9월 5일 선원수좌회 장로선림위원회 위원장으로서 2차 모임을 열어 전국승려대회 개최 인준과 함께 조계종 개혁에 관해 위원 스님들과 논의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성원 미달로 승려대회 인준이 또다시 실패했습니다. 17명의 위원 중 겨우 4명의 위원만이 동참했을 만큼 위원 스님들의 동참이 저조했으며 이 회의에서도 승려대회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회의 직후 큰스님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법보신문과 불교신문 등 다수의 불교 언론들 역시 “승려대회에 대한 다수 위원 스님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사실상 승려대회가 어렵다거나 불투명하다”는 부정적인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제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승려대회에 대한 선림위원 스님들의 반대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데 수차례에 걸쳐 승려대회를 고집하고 거듭해 시도하려는 큰스님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것이 큰스님께서 생각하시는 조계종의 적폐청산과 개혁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시라면 소납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승려대회에 관한 견해를 이리저리 말을 바꾸어가면서 혼란을 야기하시고 승려대회를 논의하지 않겠으니 선림위원회 모임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막상 회의가 시작되면 동참한 위원 스님들에게 승려대회에 대한 필요성을 되풀이 해 설명하는 등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시는 큰스님의 언행은 승가공동체의 화합과 대중공의를 해치고 있으니 우리 승가공동체를 분열하게 하는 적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선림위원 중 한 분인 어느 큰스님에 따르면 “10여명이 넘는 위원 스님들이 대거 동참한다”는 적명 큰스님의 말만 믿고 갔더니 동참 인원은 서너 명에 불과했고 “또 다시 승려대회 이야기를 꺼내 몹시 답답했다”는 전언도 확인했습니다.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거나 전해들은 말이 사실과 다르다면 크게 경책해 주시기 바랍니다. 깊이 참회하겠습니다.

큰스님의 말 바꾸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9월9일 대구에서 조계종 총무원이 해종언론으로 규정한 불교닷컴, 불교포커스와 법인법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선학원의 기관지인 불교저널 기자까지 별도로 불러 인터뷰를 자청해 또 다시 9월5일 논의 결과와는 다른 말씀을 하셨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인터뷰를 자청하셔서 “불교신문의 승려대회 무산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승려대회는 최후의 수단이다. 9월14일 범불교도대회에 꼭 동참해야 한다”고 독려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큰스님께 거듭 확인하고 싶은 것은 대다수 위원 스님들께서 승려대회에 반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셨으면서도 이렇듯 말을 바꾸어가면서 승려대회에 집착하고 고집하는 까닭은 무엇인지요?

수행력이 얕은 제 눈으로 보기엔 적명 큰스님의 이러한 이중적인 언행은 결코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며 종단의 화합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 입으로 두말을 하시면서 조계종의 제일가치인 화합과 대중공의를 지속적으로 해치고 분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조계종 개혁을 위한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우지 마시고 명진 스님과의 사사로운 인연 때문에, 혹은 특정 스님으로부터 받고 있는 든든한 후원에 응해야 한다고 고백하심이 정직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큰스님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경책해 주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아울러 한 가지 더 여쭙겠습니다. 적명 큰스님께서는 신뢰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명진 스님의 단식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에서 큰스님의 의중에 맞게 글을 써서인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직접 지목해 인터뷰를 하셨습니다. 두 매체의 경우 이미 조계종 총무원에서 ‘해종언론’으로 규정해 종단출입과 광고게재를 금지하고 있는데 굳이 이 두 곳을 불러 브리핑을 한 까닭은 무엇인가요? 사견이기는 하나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의 경우 ‘특정 정치승 감싸기’ 등 보도 자체에 문제가 많았기에 해종언론으로 지탄받고 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하신지요?

한 가지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최근 덕숭총림 방장이신 설정 큰스님은 자신을 둘러싼 학력 논란과 관련해 “깊이 챙기지 못한 점 송구스럽다”면서 공개적으로 참회하신 뒤 사실상 총무원장 출마 의사를 피력하셨습니다.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는 설정 스님의 이러한 참회에 대해 허위학력이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총무원장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기획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곳이 앞서 종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던 영담 스님의 학력위조에 대한 보도를 보면 ‘사람에 따라 보도의 비판과 칭찬을 달리하는 전형적인 적폐언론’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영담 스님은 졸업도 하지 않은 고등학교 졸업장을 허위로 조작해 만들었는가 하면 이 졸업장을 근거로 동국대에 입학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석박사 논문의 경우도 표절 의혹까지 불러일으킬 만큼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교닷컴은 영담 스님에 대한 학력위조와 비위 혐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도 않은 채 종단이 징계를 하자 “조계종, 영담 스님 공권정지 10년 ‘폭거’” “도박·폭행·술판 비판한 영담 스님 제적”이라며 영담 스님의 잘못에 대한 징계 자체를 조계종의 악행으로 규정해 보도했습니다. 불교포커스 역시 학력위조에 관한 비판 내용은 전혀 없이 “영담 스님, 의원 제명 이어 ‘제적’ 판결”이라며 ‘봐주기식 보도’로 일관했습니다. 이것이 적명 큰스님께서 별도로 불러 인터뷰를 한 자들의 보도행태입니다.

적명 큰스님! 소란스러움은 고요해지기 마련입니다.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이 소란스러움의 바탕이기 때문에 삼독(三毒)이 사라지면 소란은 고요해집니다. 촛불집회에서 요구하는 조계종의 적폐 중 일부 내용 중 공감하는 대목도 있기는 하나 종헌종법을 불사르면서 승려대회를 촉구하고 초법적인 승려대회와 범불교도대회를 열어 바로잡을 사안은 아닙니다.

▲ 각화사 선원장 노현 스님
이제 우리는 새로운 총무원장 스님을 선출하는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있습니다. 청하옵건대 이제는 봉암사 선방에서 참선하시면서 수행의 맑은 바람 일으켜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하신다면 지금의 소란은 금세 사라질 것이며 수행의 기운은 화합과 대중공의를 결집하게 하여 새로운 총무원장을 원만히 선출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큰스님! 글 내용 중 불편한 점 있으셨다면 너그러이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9월11일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 노현 합장

[1408호 / 2017년 9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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