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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가 됐나” 또 ‘괴문서’ 등장

  • 교계
  • 입력 2017.09.12 16:08
  • 수정 2017.09.12 16:41
  • 댓글 25

 
특정후보 겨냥한 괴담
불법도청·녹취록 작성
전국 사찰에 무단 배포
선거구태 재현에 우려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30여일 앞두고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괴문서가 살포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금권선거와 더불어 선거의 가장 큰 폐단으로 지적되고 있는 ‘괴문서’ 살포행위가 재현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 같은 구태를 막기 위해 선거 이후라도 불법행위자를 검거해 엄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사찰 주지스님들에 따르면 최근 ‘조계종 신도연합회’라는 정체불명의 단체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 스님을 비방하는 괴문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우편에는 ‘9월6일 동대문’이라는 소인이 찍혀 있어 서울 동대문 우체국 인근에서 대량 살포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이 우편은 조계종 교구본사와 원로의원, 중앙종회의원이 거주하는 사찰을 중심으로 살포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법보신문이 입수한 괴문서는 총 4쪽 분량으로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유력후보를 겨냥해 특정스님 2명이 사적으로 대화한 내용을 불법 녹취한 내용이다. 괴문서에 따르면 두 스님은 “내가 들었는데 ~~카더라”라는 식의 짧은 대화를 진행했다. 녹취록을 살펴보면 두 스님은 종단 중진급 이상의 스님들로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사적으로 대화한 내용을 누군가 불법 도청해 이를 녹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두 스님의 대화내용에서 A스님이 “(당신이) 나한테 얘기했잖아, 000서 들었다고”라고 말하면서 B스님의 대답을 유도하는 발언이 있어 A스님이 의도적으로 불법 녹취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A스님은 자신의 유도 질문에 B스님이 “아니 난 그런 얘기 안했는데”라고 부인하자 재차 “아니 나한테 000서 들었다고 얘기했어, 000서 확실히 들었다고”라고 재차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A스님이 공범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같은 괴문서가 무분별하게 사찰에 배포되면서 해당 스님측은 즉각 법적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스님측은 바람직한 선거풍토 조성과 비승가적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괴문서 유포자를 색출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찰은 지난 2009년 제33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괴문서를 살포한 용의자를 선거가 끝난 그해 11월 검거한 사례가 있다. 당시 경찰은 우체국 CCTV 등을 이용, 2달여가 넘는 추적 끝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그때에 비하면 CCTV 등의 성능이 높아지고, 통신장비가 발달했다는 점에서 용의자 검거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괴문서를 제작, 유포한 배후세력도 곧 드러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괴문서 살포 등 구태 선거문화가 재현되고 있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괴문서는 단순히 후보개인의 비방 차원을 넘어 승가의 위상을 훼손하고 사회적으로 불교의 이미지마저 추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괴문서는 종단 내부의 분열과 혼란을 심화시켜 종단의 화합을 저해하고 소모적인 정치논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종회의원 스님은 “선거 때가 되긴 됐나 보다”면서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구시대의 잔재가 버젓이 통용되는지 놀랍다”고 말했다. 이 스님은 이어 “선거 때만 되면 ‘아니면 말고’식의 괴문서를 퍼뜨려 특정후보를 흠집내려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범인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처벌을 해야 한다”며 “호법부도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감시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408호 / 2017년 9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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